'무기 세일즈' 시동 거는 트럼프… 수출규제 대폭 완화키로

입력 2018-04-20 17:15   수정 2018-04-20 17:27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전 세계를 상대로 본격적인 ‘무기 세일즈’에 나선다. 기존의 무기 판매 규제를 완화해 미 방위산업체들의 무기 수출 확대와 일자리 창출을 촉진하겠다는 목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새로운 재래식무기 이전(CAT)·무인항공시스템(UAS) 수출 정책을 승인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새 정책을 통해 미 방산업체가 무기를 해외에 판매할 때 거쳐야 하는 정부의 승인 절차는 더욱 간소화될 전망이다. 티나 카이다노 미 국무부 차관보는 이날 “앞으로 60일 내에 방위산업 관계자들과 협력해 해외 무기 판매를 더 빨리 승인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할 것을 대통령에게 지시받았다”고 전했다.

드론(무인 항공기)은 정부 승인을 거치지 않고 외국과 직거래가 가능해지고 군사용으로 쓰일 수 있는 제품에 대한 특별조사 절차도 없어진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은 “미국 동맹국들의 드론 기술 접근을 제한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근시안적 정책을 되돌리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정부의 감독 기능은 유지하기로 했다. 인권과 국가안보, 무기확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경우에는 의회 검토를 거쳐 정부가 거래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이번 정책은 동맹국에게 더 많은 방위비를 분담시키며 국내 산업을 보호하고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침과 일맥상통한다. 지난 1년간 무기수출 확대 프로젝트를 주도해온 것으로 알려진 나바로 국장은 “무기·항공우주 수출은 연간 1조달러에 달하며 250만개의 고소득 일자리를 창출한다”며 “미국의 무역적자를 해소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포부에 중요한 일부를 이루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드론 산업에 대한 견제 의도도 드러냈다. 나바로 국장은 “드론 시장이 향후 10년간 500억달러 규모까지 성장할 수 있지만 우리는 중동의 활주로에 배치된 미국 UAS기술의 중국 복제품을 목격하고 있다”고 중국을 겨냥해 말했다. 이어 중국 청두항공기공업그룹이 개발한 드론 ‘윙룽’을 “미국의 최신형 무인공격기인 MQ-9 리퍼의 명백한 복제품”이라고 지목하기도 했다.

이번 발표는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국방부·국무부의 관료주의적 절차 때문에 무기수출에 몇년이 걸릴 수도 있다”며 “이런 관행을 끝내고 며칠 안에 무기 주문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힌 지 하루 만에 나왔다.

이설 기자 solidarit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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