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도이치뱅크 '황당한 실수'… 37조원 잘못 송금했다 회수

입력 2018-04-20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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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생상품 거래 과정서 오류
"곧바로 발견…금전 피해 없어"



[ 이현일 기자 ] 독일 최대 은행인 도이치뱅크가 280억유로(약 37조원)의 송금 실수를 저질렀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0일 보도했다. 도이치뱅크는 곧바로 문제를 발견하고 돈을 돌려받아 금전적 손실은 입지 않았지만 신뢰도에 치명적 타격을 입게 됐다.

통신에 따르면 도이치뱅크는 지난달 26일께 파생상품을 거래하던 중 유럽파생상품거래소(유렉스) 계좌로 280억유로를 잘못 송금했다. 280억유로는 도이치뱅크의 시가총액(약 240억유로)보다 많은 금액이다.

유렉스가 대금을 반환해 다행히 금전적 손실을 모면했다. 도이치뱅크는 당초 얼마를 송금하려 했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다만 송금액이 이례적으로 고액임을 감안하면 직원이 자금을 이체할 때 숫자 단위를 잘못 입력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도이치뱅크 대변인은 “유렉스 계좌로 증거금을 보내는 과정에서 실수가 발생했고 수분 안에 오류를 바로잡았다”며 “오류가 일어난 원인을 찾으려 힘쓰고 있고 재발을 막기 위한 조치를 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송금 실수로 도이치뱅크의 신뢰도에 다시 한번 금이 가게 됐다. 도이치뱅크는 2015년에도 영국 헤지펀드에 60억달러(약 6조7400억원)를 잘못 송금하는 사고를 냈다. 당시에도 내부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독일 컨설팅업체 페어리서치의 디터 하인 애널리스트는 “대규모 송금 실수가 발생했다는 건 은행의 통제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지난 8일 도이치뱅크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크리스티안 제빙 회장도 난감한 처지가 됐다.

국내에서도 6일 삼성증권이 우리사주조합에 현금배당을 하면서 ‘주당 1000원’을 ‘1000주’로 잘못 입력해 112조원의 주식이 잘못 배정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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