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밭'이던 마곡, 20년만에 대기업 'R&D 허브'로

입력 2018-04-20 18:49  

축구장 100개 크기 産團 변신
롯데·코오롱 등 46개社 입주
혁신中企 1000곳 유치 계획도



[ 좌동욱 기자 ] 서울 지하철 5호선 마곡역에서 마곡중앙로를 따라 5분 정도 걷다 보면 72만9785㎡ 규모의 거대한 마곡산업단지가 나온다. 축구장 100개를 합친 크기의 부지 면적에 롯데, 코오롱, 에쓰오일, 넥센 등 국내 46개 대기업이 이미 입주를 마쳤다. 입주 계약을 한 기업까지 포함하면 총 136곳에 달한다.

서울시는 여기에 더해 국내 1000여 개 중소 혁신기업을 끌어들일 계획이다. 1990년대 말까지 삼(麻)을 주로 키우던 서울 변두리의 농촌이 20년 만에 첨단 연구개발(R&D) 기업이 즐비한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거듭난 것이다.


롯데그룹은 국내 대기업 가운데 가장 먼저 마곡산업단지에 들어왔다. 롯데그룹 식품 계열 R&D를 총괄하는 롯데중앙연구소가 지난해 6월 ‘롯데 R&D센터’ 준공식을 열고 입주했다. 연면적 8만2929㎡(약 2만5086평) 규모로 이전하기 전 서울 양평동 연구소보다 다섯 배 이상 크다.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롯데리아 등 롯데그룹 내 식품계열사의 R&D 활동을 통합 수행한다. 롯데는 이 연구소에서 고령화 사회에 대비한 건강기능성 식품과 바이오 분야 등 미래 먹거리 개발을 위한 연구 활동을 하고 있다.

코오롱그룹은 그룹 핵심 계열사인 코오롱인더스트리와 바이오산업을 맡고 있는 코오롱생명과학 본사를 마곡지구에 새로 지은 ‘원앤온리타워’에 모았다. 지난 16일 입주식을 했다. 1997년 서울 무교동에서 경기 과천 코오롱타워로 이전한 이후 21년 만에 그룹 차원의 대대적인 사옥 확장이다.

연구개발 인력 외 영업, 마케팅 등 일반 직원도 함께 입주했다. R&D 단계에서부터 아이디어 및 정보를 영업, 마케팅 부서와 공유해 빠른 의사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의 경영철학에 따른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회장은 과천 코오롱타워 외에 마곡에도 별도 사무실을 마련했다.

코오롱의 원앤온리타워 옆에는 에쓰오일 기술개발센터(TS&D) 건설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완공된 일부 TS&D에는 자동차 및 산업용 윤활유 제품과 석유화학소재 관련 R&D 인력들이 입주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랜드는 2020년까지 마곡지구에 본사를 완공할 예정이다. 핵심 계열사인 이랜드리테일을 포함해 그룹 10개 계열사가 입주할 예정이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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