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 건강상식] 자동차 접촉사고 후 뒷목·허리 잡기…꾀병이 아닙니다

입력 2018-04-23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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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노현 자생한방병원 원장


자동차 접촉사고 후 운전자가 뒷목이나 허리를 잡으며 내리는 장면은 영화나 드라마에서 자주 사용되는 클리셰다. 영화나 드라마 등에서는 이러한 운전자의 행동을 한 몫 챙기기 위한 행동으로 묘사하곤 한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달리 운전자의 '뒷목 잡기' 혹은 '허리 잡기'는 자연스러운 행동인 경우도 많다.

경항통(목 통증)과 요통(허리 통증)은 교통사고로 인해 발생하는 가장 흔한 증상이다. 실제로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 연구진이 최근 교통사고 상해로 강남 자생한방병원을 찾은 8291명의 환자(2014년4월1일~2016년8월10일)들을 분석했다. 그 결과 교통사고 후 경항통과 요통을 함께 호소한 이들이 4723명(57%)으로 가장 많았다. 단독 부위 통증으로는 경항통 1547명(13.5%)이 가장 많았다. 교통사고 후 운전자가 뒷목이나 허리를 잡는 행동을 단순히 '꾀병'이라고 치부할 수 없는 이유다.

이러한 부상은 '편타손상'에 의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편타손상이란 갑자기 몸이 강하게 젖혀지면서 인대와 근육에 타격을 주는 것을 말한다. 편타손상은 목 통증뿐만 아니라 허리, 어깨 등 복합 부위의 통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아울러 편타손상으로 인해 생기는 통증은 짧게는 수일에서 길게는 수개월 간 이어진다. 예를 들어 하루는 허리가 아프다가 하루는 목이 아픈 식으로 불규칙하게 발생한다. 이러한 증상을 교통사고 후유증이라고 부른다.

한방에서는 이런 편타손상을 어혈을 풀어주는 방법으로 치료한다. 경락의 기혈순환을 촉진시켜 손상된 신체의 균형을 회복시키고 통증완화까지 도모하는 원리다. 어혈이 생기면 뭔가에 찔리는 것 같은 통증을 자주 느끼게 된다. 근육과 인대의 손상뿐만 아니라 어혈을 풀어주는 등 근본치료가 겸해져야 치료기간을 줄일 수 있다. 따라서 침치료와 추나요법, 부항요법, 약침치료 등 한방통합치료를 받으면 근육 뭉침이 쉽게 풀리고 신진대사도 원활해져 후유증을 예방하는데 효과적이다.

후유증을 예방하는 한방치료는 교통사고 환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대한한의사협회가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자동차보험 한방진료비 변동요인 분석 및 관리방안'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한방의료기관에 내원한 교통사고 환자는 2014년 46만여명에서 2015년 59만여명으로 약 26% 증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자당 진료비는 2014년 약 48만원에서 2015년에는 약 44만원, 2016년에는 약 41만원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교통사고 환자의 50%는 '목염좌'나 '요추염좌' 등 수술을 필요하지 않은 질환을 겪는다. 따라서 근골격계 질환에 있어 비수술 치료에 강점을 갖고 있는 한방의료기관이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다.

교통사고는 언제나 예기치 못한 순간 찾아온다. 놀란 마음에 자신의 몸을 제대로 돌보지 않으면 '후유증'이라는 독을 몸에서 키우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사고 직후 별다른 통증이 없더라도 병원에 내원해 전문의에게 정확한 진단을 받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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