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재길 기자 ] 유승범 대한전선 선임연구원(사진)은 절연층 두께를 종전 대비 15% 이상 줄인 초고압 전력케이블을 개발한 공로로 ‘이달의 산업기술상’을 받았다.
초고압 전류를 차단하려면 전력케이블 피복이 최소한의 두께를 유지해야 한다. 절연 효과를 극대화하면서도 최대한 얇게 만드는 게 전선회사의 경쟁력이다. 유 연구원이 나노기술에 주목한 배경이다. 나노기술은 1나노미터(nm:1nm는 10억 분의 1m) 수준의 정밀도를 요구하는 극미세가공 방법으로, 세계적으로 개발 경쟁이 가장 치열한 분야 중 하나다. 유 연구원은 초고압 전력케이블 반도전층(도체를 동심원으로 둘러싼 고분자 피복)을 ‘나노카본’ 소재로 바꿨다. 이를 통해 카본 함량을 낮추면서 절연층 두께를 줄이는 데 성공했다. 땅속 선로의 오래된 케이블을 추가 토목공사 없이 이 제품으로 대체할 수 있다는 게 대한전선 측 설명이다.
한국전력공사는 이 기술이 적용된 연구물에 규격서 승인을 내줬다. 표준화된 규격으로 인정받은 만큼 수출길도 열렸다는 평가다. 한전은 이 기술을 ‘154kV 진례-진영 지중T/L(송전선로) 건설사업’에 적용할 계획이다. 유 연구원은 “전선회사들은 보통 절연력이 높은 재료만으로 시험하고 있다”며 “이 기술은 반도전층 자체를 개선해 절연력을 향상시키는 차별화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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