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길 경제부 기자) 정부세종청사의 고용노동부 건물 앞에는 귀가 먹먹할 정도로 큰 확성기 소리가 매일 울려 퍼집니다. 민주노총 산하 택시노조가 철야 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겁니다.
노조는 비닐 천막을 만들었는데, 이 안에서 노조원들이 생활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사납금이 부족할 때 임금에서 공제하는 제도에 대해, 고용부가 자체 지침을 통해 허용해 줬다”고 주장합니다. 고용부가 이 지침을 폐기할 때까지 무기한 농성을 벌일 거라고 합니다.
천막 앞에는 ‘민주노총’ 글자가 새겨진 승합차량 두 대를 세워놨습니다. 승합차 위에는 대형 확성기가 각 2~3대씩 놓였구요. 이 확성기들은 고용부 청사를 정면으로 향하게 설치됐습니다.
이 확성기의 소음은 청사 안에서 근무하는 공무원 뿐만 아니라 주변을 지나는 행인들에게도 감내하기 어려운 수준입니다. 노조는 이 확성기를 통해 자신들의 주장을 얘기하지 않습니다. 줄기차게 노동가만 반복해 틉니다. 듣는 사람들에게 고통을 주기 위한 목적으로 보였습니다.
문제는 이 대형 확성기에서 불과 30m가량 떨어진 곳에 어린이집이 위치해 있다는 겁니다. 여기에 다니는 어린이들이 얼마나 많은 소음 스트레스에 시달릴지 걱정되더군요.
농성 중인 노조 관계자에게 물어봤습니다. 이 관계자는 “경찰이 와서 소음 측정을 했는데 ‘특별한’ 문제는 없었다. 다만 가끔 기계 문제로 데시벨 규제 수준을 웃돌 때가 있다.”고 했습니다. 현행 집시법에 따르면 낮시간 집회 때 80데시벨(㏈)을 넘어선 안됩니다.
천막 설치가 불법이고, 소음 수준도 불법 소지가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도 신경쓰지 않습니다. 어린이집에선 창문만 꼭꼭 닫고 있지요. 당사자인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이 풀면 좋겠지만 기대 난망인 듯합니다. 김 장관은 금융노조 상임부위원장 출신입니다. (끝) /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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