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청정기 판매 늘리고
에어컨 등으로 품목 확대
소득 1만弗서 수요 본격화
中·말레이시아·베트남 유망
[ 전설리 기자 ]
“물의 질(質)과 서비스의 질로 정면 돌파하겠다.”
이석호 청호나이스 사장은 이렇게 말했다. 최근 생활가전 렌털시장은 SK LG 현대 등 대기업이 뛰어들고 웅진그룹이 가세해 경쟁이 치열해졌다. 어려워진 경영환경 속에서도 청호나이스는 작년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이 사장은 기본에 충실한 전략으로 경쟁하겠다고 했다. 특히 서비스 경쟁력을 강조했다. “후발업체들은 청호나이스의 서비스 경쟁력을 따라오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수기 공기청정기 등 환경가전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환경가전은 관리가 필수적이다. 필터를 제때 교체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후발업체들은 대부분 서비스 관리 조직 없이 필터를 소비자가 교체하는 방식의 제품을 내놓고 있다. 이 사장이 서비스 차별화 전략을 강조하는 이유다. 24일 서울 서초구 청호나이스 본사에서 이 사장을 만났다.
◆소득 1만달러…동남아 시장 열린다
이 사장은 최근 말레이시아와 베트남 현지법인을 차례로 돌아봤다고 했다. 다음달에도 베트남에 갈 예정이다. 청호나이스는 최근 베트남 법인과 말레이시아 법인을 신설했다. 내년 초 인도네시아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이 사장은 “베트남과 말레이시아에서 성공 가능성이 커졌다”며 “국민소득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했다. 1인당 국민소득이 1만달러를 넘어서면 정수기 등 환경가전 시장이 열린다는 분석에 기초한 해외 진출이다. 한국도 1990년대 들어 1인당 국민소득이 1만달러가 넘어서자 정수기 시장이 열렸다.
동남아시아 시장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핵심기지인 국내 시장이 더 중요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국내 시장 기반을 탄탄하게 다져놔야 해외 시장에서도 경쟁할 수 있다는 얘기다. 청호나이스는 작년 매출 3846억원, 영업이익 195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올렸다. 정수기 공기청정기 등 환경가전 렌털시장이 성장한 덕분이다.
올해는 주력 제품 마케팅을 강화하고 판매 품목을 늘려 매출을 더 끌어올릴 계획이다. 시장이 포화 상태에 온 것 아니냐는 질문에 이 사장은 “전혀 아니다”고 반박했다. 그는 “아직 국내 정수기 보급률이 60% 미만”이라며 “사무실 학교 병원 등 신설 건물을 타깃으로 마케팅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인식도 변하고 있다. 이 사장은 “소득 수준이 낮았던 과거엔 가진 것이 적어 집 자동차 가전제품 등 내 것을 가지려는 소유욕이 컸지만 지금은 빌려 쓰는 게 상식인 시대가 됐다”며 “렌털시장의 잠재력은 여전히 크다”고 진단했다.
◆얼음·커피정수기가 주력
청호나이스의 주력 제품은 냉온얼음정수기와 커피정수기다. 청호나이스가 개척한, 경쟁사엔 거의 없는 품목이다. 이 사장은 “작은 공간 안에 얼음과 커피 기능을 다 넣는 것이 청호만의 기술력”이라고 했다. 직수형 정수기가 급속도로 성장해 탱크형 정수기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것에 대해 이 사장은 “시간이 흐르면 안전하고 위생적인 물은 어떤 정수기로 마셔야 하는지 결론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직수형이 덜 걸러지는 것이 사실”이라며 “깐깐한 소비자들은 직수형 정수기에 만족하지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기청정기 시장도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가정뿐만 아니라 어린이집 학교 경로당 은행 등에서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선 어린이집 학교 경로당 등에 공기청정기 렌털료를 지원해준다. 방마다 공기청정기를 놓는 집도 많아지고 있다. 이 사장은 “국내 공기청정기 시장이 작년 140만 대에서 올해 200만 대로 1.5배 커질 것”이라며 “청호나이스도 판매량을 두 배 이상 늘릴 것”이라고 했다.
청호나이스는 최근 에어컨 판매에 나서는 등 판매 품목을 늘리고 있다. 에어컨은 중국산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 사장은 “사무실 업소 등은 브랜드보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높은 제품을 선호한다”며 “청호의 강점인 서비스를 내세워 판매를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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