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의 '물컵 갑질' 사건으로 시작한 수사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일가의 밀수 및 관세포탈에 대한 조사로까지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경영진의 전횡을 막고 감시와 견제 역할을 해야할 한진그룹 사외이사들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이들 사외이사 대부분 조 회장과 개인적인 인연이 있는 인물들로 채워져 제대로 된 견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재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과 대한항공은 각각 3명과 5명의 사외이사를 두고 있다. 조 회장 등 사내이사를 견제하는 이들 사외이사는 로펌 변호사, 경영대학 교수, 전직 장관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땅콩회항' 사건이 일어난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총 8억5397만원을 보수로 챙겨갔다. 한진칼과 대한항공이 이들에게 지급한 돈이 매년 2억1349만원이다.
하지만 사외이사가 대부분 조 회장과 개인적인 인연이 있는 인물들로 채워져 독립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대한항공 사외이사에는 안용석 변호사와 지난 3월 신규선임된 임채민 전(前) 보건복지부 장관(현 광장 고문) 등 현재 법무법인 광장 소속인 인물이 두 명이나 있다.
국내 3대 로펌 중 하나인 광장은 조 회장의 매형인 이태희 전 서울지법 판사가 설립한 곳이다. 이 전 판사는 1998년부터 2014년까지 대한항공 사내이사로 참여하기도 했다.
광장은 그간 대한항공 및 한진그룹의 각종 송사를 전담해왔다.
2014년 '땅콩회항' 사건 당시 조현아 전 부사장의 법률 대리인을 담당했고, 대한항공의 한국항공우주(KAI) 입찰 관련 법률자문, 서울 종로구 송현동 관광호텔 건립 관련 행정소송 등에서 대한항공 측에 섰다.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에는 조 회장의 경복고등학교 후배인 김종준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이 사외이사로 들어가 있다.
한진칼과 대한항공 두 곳에서 모두 사외이사를 맡고 있는 이석우 법무법인 두레 변호사도 조 회장의 경복고 동문이다. 이 변호사는 2007년 대한항공과 처음 인연을 맺어 사외이사 선임기간이 10년을 초과했다.
또 대한항공 사외이사인 김재일 서울대 경영대 교수도 이미 2002년부터 2011년까지 대한항공 사외이사로 선임된 바 있어 독립성에 논란이 있는 인물이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2016년 김 교수가 대한항공 사외이사로 선임될 당시 독립성의 문제가 있다고 반대했다.
대한항공 지주사 전환 자문을 맡았던 법무법인 김앤장 소속의 조현덕 변호사는 한진칼의 사외이사로 들어가 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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