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억 투입해 5년간 공사
도심 속 커피 박물관 내세워
24종 스페셜티 커피 제공
[ 김보라 기자 ]
커피믹스의 대명사 동서식품이 오는 28일 서울 한남동 한강진역 인근에 대규모 커피 문화체험공간인 ‘맥심 플랜트’를 정식 개관한다. 25일 맥심 플랜트 3층의 ‘더 리저브’에 들어서자 스마트패드를 든 바리스타들이 맞아줬다.
스마트패드를 통해 꽃, 너트, 과일, 초콜릿 중 선호하는 향, 신맛의 정도 등을 순서대로 고르면 최상급 원두로 블렌딩된 24종의 스페셜티 커피 원두 중 하나가 선택된다. 바리스타는 이 원두로 커피를 내린다. 원두에 대한 설명과 그 원두에 어울리는 시, 음악이 적힌 카드도 준다.
맥심 플랜트는 동서식품의 반세기 커피 역사를 한곳에 모으고, 소비자와 커피 문화를 나누기 위해 건립됐다. 2013년 부지 매입부터 건물 완공까지 5년이 걸렸고, 약 300억원이 투입됐다. 지하 4층에서 지상 4층에 연면적 1636㎡ 규모다. 지하 2층~지상 3층은 개방된 카페 겸 커피 문화공간으로 활용된다. 최건민 동서식품 브랜드체험사업부장은 “동서식품이 쌓아온 커피 기술력과 문화를 한 공간에 녹일 수 있기 바라는 마음을 담아 설계했다”고 말했다.
1968년 미국 크래프트사와의 합작으로 설립된 동서식품은 1976년 세계 최초로 커피믹스를 내놨다. 맥심, 카누 등의 브랜드로 인스턴트 커피 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소비자에겐 인스턴트 커피 전문기업으로 알려졌지만, 동서식품은 한국 커피 문화의 뿌리와 같은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1980년대부터 커피믹스 시장을 열었고, 1990년대 이후 기업 간 거래(B2B)가 커지며 원두 전문 기업으로 성장했다. 국내 원두 수입량의 40% 이상을 동서가 들여온다. 최상급 품종인 콜롬비아 아라비카 원두 수입량의 절반도 동서 몫이다.
동서식품은 ‘도심 속 정원, 숲속 커피 공장’이라는 콘셉트로 이 공간을 꾸몄다. 공장(plant)과 식물(plant)이라는 중의적인 의미로 이름도 맥심 플랜트로 정했다. 이곳엔 다양한 식물과 자작나무 정원, 높은 천장과 커피 바가 어우러져 있다. 2~3층의 창문을 열면 남산타워가 보이는 탁 트인 전경을 볼 수 있다.
동서식품은 이곳의 핵심 시설로 지하 2층에 있는 로스팅 룸을 꼽는다. 산지의 생두를 저장하는 아홉 개 사일로에서 생두를 볶는 로스터(생두 볶는 기계)로 원두가 자동으로 투입돼 볶아지는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커피 교육을 받거나 바리스타 교육을 하는 테스트랩도 함께 있다.
지하 1층부터 지상 2층까지는 각각 라이브러리, 카페 및 문화 공간으로 꾸몄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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