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담장엔 '금강산' 연회장엔 '백령도'… 그림으로 평화·화해 기원

입력 2018-04-25 18:12  

한반도 '운명의 한 주'
남북정상회담 D-1

주요공간에 의미 담은 작품들



[ 조미현 기자 ] 오는 27일 남북한 정상이 머무는 평화의 집 주요 공간에 걸린 그림에도 한반도 평화와 남북 화해의 의미가 담겼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평화의 집에 들어와 처음 보게 되는 그림은 민정기 작가의 ‘북한산’이다. 서울의 북쪽 거대한 암산(巖山)인 북한산을 소재로 그린 작품이다.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은 “역사상 처음으로 남한 땅을 밟는 북한 최고지도자를 서울 명산으로 초대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김정은이 방명록 서명을 위해 앉을 책상 뒤에는 김준권 작가의 ‘산운(山韻)’이 걸렸다. 정상 환담장에서 대화할 두 정상의 배경으로는 김중만 작가의 사진 작품 ‘천년의 동행, 그 시작’을 배치했다. 세종대왕기념관이 소장한 ‘여초 김응현의 훈민정음’을 재해석한 작품이다. 남북한이 공유하는 한글이라는 소재를 통해 한민족임을 강조했다.

두 정상이 2층 정상회담장 문이 열리기 전 보게 될 그림은 ‘청맥, 노란 유채꽃’과 ‘보랏빛 엉겅퀴’다. 두 작품은 회담장 입구 양쪽 벽에 걸려 있다. 한반도 보리밭 풍경을 담은 두 작품은 강인한 생명력을 지닌 우리 민족을 의미한다.

남북 정상이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낼 정상회담장에는 신장식 작가의 ‘상팔담에서 본 금강산’을 걸었다. 고 부대변인은 “남북 화해와 협력의 상징인 금강산을 회담장 안으로 들여 이번 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소망했다”고 했다.

문 대통령과 김정은이 회포를 풀 연회장에는 신태수 작가의 ‘두무진에서 장산곶’을 전시했다. 북한과 마주한 서해 최북단 백령도 두무진과 북한 황해남도 장산곶을 그린 작품이다. 연평해전 등 남북 간 무력 충돌이 벌어진 서해를 ‘평화의 보금자리’로 만들자는 뜻을 담았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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