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제 운영으로 신뢰성 높여
환자가 질병에 대해 궁금할 땐 굿닥, 하이닥과 같은 모바일 의료 정보 서비스를 통해 의사와 상담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의사가 질병에 대해 궁금해지면 누구와 상담해야 할까. ‘인터엠디’는 이런 역설적인 발상에서 출발한 의사용 지식 공유 서비스다.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디포인트가 개발한 이 서비스는 지난해 10월 출시된 후 3개월 만에 의사 회원 수 1만 명을 넘기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인터엠디는 사용자들이 서로 지식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네이버 지식인’과 비슷하다. 차이점은 인터엠디에 가입하려면 반드시 의사 면허번호를 인증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입한 의사들은 진료·처방 등 의학 관련 문의부터 노무 상담, 병원 경영 노하우까지 다양한 질문을 올릴 수 있다. 한 달에 약 1200여 건의 질문이 올라오고 있으며 답변율은 90%를 넘는다. 회계나 세무 등의 전문분야는 회사가 섭외한 법무법인과 회계사들이 직접 답변해 전문성을 높였다.
인터엠디의 강점은 실명제에 기반한 신뢰도 높은 정보다. 해외에도 인터엠디와 유사한 서비스인 ‘피규어1(Figure1)’이나 ‘서모(Sermo)’가 있지만 익명 가입, 비의료인 가입이 가능해 콘텐츠의 전문성을 담보하기 어려웠다. 인터엠디는 질문은 익명으로 올릴 수 있지만 답변을 하려면 반드시 실명과 전공 분야를 밝혀야 한다. 답변자가 무성의한 답변을 하거나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전달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최유환 디포인트 대표는 “국내 의료인 커뮤니티는 의료 지식을 공유하는 기능이 부족했다”며 “노하우를 적극적으로 공유하려는 의사들을 위해 서비스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환자의 진료 내용을 상담하다보면 개인정보를 공개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인터엠디는 이런 문제를 방지하기 위한 정보공개 지침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중요한 개인정보를 유출하면 해당 회원에 경고 조치를 하거나 심각성에 따라 게시물을 임의 삭제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회사 측 관계자는 “내용의 적합성을 판단하기 위해 14명의 자문의가 게시물을 점검한다”고 밝혔다.
최 대표는 정보기술(IT) 분야에서 다양한 경험을 지닌 전문가다. 네이버에서 포털 전략 업무를 담당했으며 CJ에서는 CGV의 전략기획팀장을 맡아 3면 스크린 기술인 ‘스크린X’ 개발을 주도했다. 이후 다시 네이버로 돌아가 라인의 태국 사업을 총괄했다. 줄곧 IT관련 분야에 몸담던 그는 지인인 의사의 불만에서 창업의 아이디어를 생각해냈다.
“의사들이 의료 지식을 카카오톡이나 밴드 같은 개인용 메신저로 공유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채팅방이 사라지면 그 안의 내용도 함께 사라진다고 말해 아깝다고 생각했죠.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정리할 시스템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인터엠디를 개발했습니다.”
디포인트에는 의사가 없다. 다수의 의료인 커뮤니티 운영진에 의사가 포함돼 있는 점과 대비된다. 최 대표는 “IT기업의 입장에서 보니 오히려 직관적인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었다”며 “모바일 기반의 의사 전용 서비스를 원하던 사람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말했다.
디포인트의 숙제는 수익모델 창출이다. 앞으로 의료 기기 업체·제약 회사 등과 제휴해 회원들에게 제품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얻는다는 계획이다. 최 대표는 “올해 하반기에 시범적으로 수익모델을 도입할 것”이라며 “회원 수 5만 명을 목표로 사업을 확장하겠다”고 말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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