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포조선의 수주 소식과 함께 조선주가 동반 상승하고 있다. 최근 1분기 실적 부진 전망과 선박 수주 지연 우려로 가라앉던 조선주 투자심리를 띄운 덕이다.
26일 오후 1시59분 현재 현대미포조선은 전날보다 9400원(11.31%) 오른 9만2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현대중공업(6.22%), 대우조선해양(2.20%), 삼성중공업(3.50%) 등도 동반 강세다.
현대미포조선은 중동 소재 선주사로부터 1791억원 규모의 석유화학제품 운반선 4척을 수주했다고 전날 장 마감 후 공시했다. 이번 수주는 지난해 말 연결 기준 매출의 7.3%에 해당하는 규모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중국과의 경쟁으로 저가수주전이 심화되는 가운데 나온 수주 낭보라고 평가했다.
유승우 SK증권 연구원은 "단순 계산으로 한척당 4189만달러라고 산정하면 클락슨 리서치 기준 3월 MR(미디엄레인지)급 탱커의 가격(3525만달러)과 비교해 4월 선가가 18.8% 오른 것으로 파악된다"며 "선주사의 요구로 고사양으로 제작되는 부분이 있어 선가가 유독 높게 책정된 부분이 있지만 최근의 PC선 가격 인상 기조에 잘 부합하는 수주"라고 진단했다.
중국 조선사의 구조 조정으로 저가수주전이 심화되는 와중에 선가가 오른 점은 해당 선종이 저가수주전에서 벗어나 있다는 뜻이어서 긍정적이란 분석이다.
최근 주요 조선사의 수주가 기대치를 하회하면서 주가는 하락하는 추세를 보였다. 최근 한달간(25일 종가 기준) 현대중공업이 23.72% 하락했고, 현대미포조선은 21.23% 떨어졌다. 대우조선해양(-9.57%), 삼성중공업(-4.23%)도 약세를 나타냈다.
해양플랜트의 경우 최근 영국 석유업체 BP의 또르뚜(Tortue)의 부유식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FPSO) 수주를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놓치며 투자심리가 경색된 상황이었다.
전문가들은 1분기 실적과 수주 현황이 부진할 전망이지만 최근 하락에 따른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을 고려하면 하반기 수주 모멘텀을 고려한 매수 전략도 고려할 만하다는 조언을 내놨다.
조선사들의 신조선 선가 인상 시도와 발주처의 저항이 맞물리면서 선박 수주계약이 주춤한 상황이지만 장기 관점에서는 업황 회복 시도로 풀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1분기 수주실적의 목표치 대비 달성율은 현대중공업(연결 기준)이 18.2%에 그쳤고, 삼성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은 각각 14.6%, 12.6%에 머물렀다.
향후 주가 향배는 업체별 신규 수주와 신조선가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1분기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모두 영업적자를 기록할 전망이고 손실 규모는 각각 758억원, 696억원, 168억원"이라며 "업체별 신규 수주와 글로벌 신조선가가 핵심주가 변수로 놓여있는데, 해당 변수들의 회복 가능성에 여전히 기대감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주요 업체들이 지난해까지는 구조조정과 함께 유동성 안정을 위한 유상증자 등을 단행하고 올해는 정상화를 위해 발주를 기다리는 상황"이라며 "밸류에이션과 수주 전망 등을 고려하면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현대미포조선 순으로 포트폴리오에 편입할 만 하다"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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