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수행원으로 본 남북정상회담
GP 철수·지뢰 제거 등 DMZ 무장해제 논의할 듯
김여정, 문재인 대통령-김정은 가교 역할
김영철, 회담 실무총괄
비핵화·남북관계 담당하는 이수용·이용호도 포함
[ 정인설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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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6일 남북한 정상회담에 참석할 9명의 공식 수행원을 확정했다. 외교와 군사라인뿐 아니라 남북 관계 총괄까지 북한 수뇌부를 총동원했다. 정상회담에서 세를 과시하는 한편 비핵화 의지뿐 아니라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는 구체적 조치에 대해 논의할 공산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靑 “핵과 미사일이 핵심 문제”
김정일은 2000년과 2007년 1·2차 남북 정상회담 때 배석자를 1명씩만 뒀다. 모두 대남정책을 총괄하는 통일전선부장이었다. 김정은은 이런 관례를 따르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김정은은 통일전선부장인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뿐 아니라 각 분야의 최고위급 인사를 모두 수행원으로 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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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상 국가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위원장은 1·2차 남북 정상회담 때 김대중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과 면담한 데 이어 이번 회담에도 참석해 세 차례 정상회담과 모두 인연을 맺게 됐다.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은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 참석한 뒤 두 달여 만에 방문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의 가교 역할을 할 전망이다.
김정은은 비핵화와 평화정착, 남북 관계를 책임지는 핵심 인사도 대거 포함시켰다. 비핵화에선 이수용 당 부위원장과 이용호 외무상이 들어갔다. 두 사람은 북한의 외교정책을 총괄하며 앞으로 미국과 비핵화 협상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회담에선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이수용과 이용호를 상대할 전망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 있는 메인프레스센터에서 “이번 회담이 1·2차 남북 정상회담과 가장 다른 점은 북한의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고도화 단계에 도달한 것”이라며 “따라서 핵과 ICBM이 이번 회담에서 가장 본질적이고 핵심적인 문제여서 두 정상이 이 부분에 대해 가장 높은 수준의 합의를 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남북 군 수뇌 4명 동시 배석
북한 군부의 ‘투톱’도 깜짝 등장한다. 국방정책을 총괄하는 박영식 인민무력상과 야전군을 총괄 지휘하는 이명수 군 총참모장이 그들이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북한의) 군 핵심 책임자와 외교라인이 모두 들어 있는데 처음에 예상하지 못한 부분”이라고 말했을 정도다. 우리 정부도 이날 이명수에 대응해 정경두 합동참모본부 의장을 수행원 명단에 포함시켰다. 2000년과 2007년 두 차례 남북 정상회담이 열렸지만 우리 합참의장과 북한군 총참모장이 회담에 배석한 적은 없었다.
남북한 군 수뇌부 네 명은 종전선언을 하는 데 필요한 군사적 긴장 완화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비무장지대(DMZ) 내 감시초소(GP) 및 중화기 철거, 지뢰 제거, 철책선 조정 등이 구체적 의제로 거론된다. 현재 DMZ 내엔 우리 측이 60여 개, 북측이 160여 개의 GP를 운용하고 있다.
남북 고위급회담의 북측 단장인 이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과 최휘 당 부위원장도 수행원으로 참석한다. 이들은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함께 경평축구나 아시안게임 남북단일팀 출전 같은 남북 교류와 이산가족 상봉에 대해 협의할 가능성이 크다.
우리 측에선 임 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북측에선 김여정과 김영철이 회담 실무를 총괄할 것으로 보인다. 확대정상회담장엔 남북 수행원 중 일부만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1·2차 남북 정상회담 때 우리 측의 수행원 수는 10명 안팎이었지만 실제 회담장에 들어간 인사는 각각 3명, 4명이었다.
김 대변인은 “과거 1명만 정상회담장에 배석한 북측에 균형을 맞추려면 우리 측에서도 회담장에 훨씬 더 적은 사람이 앉을 것 같다”며 “몇 명이 회담장에 앉을지는 논의해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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