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나는 박쥐로봇·거미로봇… 獨 하노버 '로봇 쇼크'

입력 2018-04-26 18:08   수정 2018-04-27 05:53

독일 하노버산업 박람회

4차 산업혁명 기술 총집결
사람과 협업하는 '코봇'도 선보여



[ 김낙훈 기자 ]
‘하늘을 나는 큰 박쥐로봇’ ‘땅을 기어가다가 몸을 둥글게 말아 굴러가는 거미로봇’ ‘사람과 협업할 수 있는 코봇’.

25일(현지시간) 유럽 최대 전시회인 독일 하노버산업박람회 현장에서 가장 많은 사람의 눈길을 끈 로봇들이다. 이 로봇을 출품한 업체는 독일의 자동화업체 페스토다. 페스토는 독일 정부가 추진하는 ‘인더스트리4.0(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핵심 기업이다. 이런 로봇을 산업 현장에 접목하는 게 페스토의 목표다. 안스가 크리베트 페스토 사장은 “자연에서 영감을 얻어 물고기로봇부터 갈매기로봇, 개미로봇, 캥거루로봇 등 자동화 기술과 접목이 가능한 바이오로봇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27일까지 열리는 하노버산업박람회 전시장은 연면적 50만㎡ 규모로 서울 코엑스의 14배에 달한다. 75개국 5000여 개 업체가 각종 산업 기계, 스마트공장 솔루션, 물류자동화 설비 등을 전시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모든 기술을 모아놓은 ‘글로벌 첨단기술 경연의 장’이라는 평가다.

산업용 로봇 업체인 독일 쿠카와 스위스 ABB 등 기존 로봇 강자들은 사람과 협업할 수 있는 로봇(코봇)을 전시했다. 보쉬 계열사인 보쉬렉스로스는 사람과 부딪히면 즉각 활동을 중단하는 로봇용 재킷(APAS)을 선보였다. 재킷을 통해 로봇 자체를 코봇으로 바꿔주겠다는 발상이다. 자비에르 스틸리히 보쉬렉스로스 특별기계담당부장은 “재킷 한 벌에 100개 이상의 센서가 내장돼 사람과 접촉하면 곧바로 활동을 멈추도록 설계했다”며 “다양한 로봇에 입힐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스마트공장 관련 기술도 눈길을 끌었다. 지멘스는 항공기나 자동차 같은 조립산업, 석유화학 등 연속 공정에서 ‘디지털 트윈’(사이버상 가상 모델을 활용해 실제 공장이나 제품의 효율을 높인 시스템)을 선보였다. ‘설계-생산 계획-생산 엔지니어링-생산 실행-서비스’로 연결되는 일련의 과정을 사이버상에서 구현함으로써 공장을 효율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30여 명으로 구성된 국내 ‘민관합동 독일 스마트공장 정책연수단’을 이끌고 있는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은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대응하고 국내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중소기업형 스마트공장 모델을 마련해 보급하겠다”고 말했다.

하노버(독일)=김낙훈 중소기업전문기자 n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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