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관할 증권사 없어 발행 무기한 연기
수요확보 실패부담에 모두 주저
≪이 기사는 04월26일(14:37)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아시아나항공이 진행 중인 공모 회사채 발행을 잠정중단했다. 채권 발행을 주관하겠다는 증권사가 없자 발행일정을 무기한 연기한 것으로 전해진다. 올해 고강도로 추진 중인 재무구조 개선전략에도 다소 변동이 생길 전망이다.
2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준비 중인 공모 회사채 발행을 전면 보류했다.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받은 증권사들에 최근 이같은 내용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언제쯤 발행을 재추진할지도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달 1년6개월 만기 회사채 500억~600억원어치를 찍기로 결정하고 발행절차를 진행해왔다. 당시 몇몇 국내 증권사들에 보낸 RPF 내용상으로는 이달 말 채권발행을 마무리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입찰기간 막바지까지 주관을 맡겠다고 지원하는 증권사가 없자 발행일정을 무기한 미루기로 한 것으로 전해진다. IB업계 관계자는 “이달 초 주관사를 선정하겠다는 계획이 틀어지자 당분간 채권 발행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을 내린 것 같다”고 말했다.
채권시장에선 아시아나항공의 높은 신용위험상 투자수요를 모으기 힘들 것이란 부담에 증권사들이 섣불리 이 회사 채권발행 주관을 맡겠다고 나서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은 10개 투자적격등급 중 가장 낮은 ‘BBB-’(안정적)다. 등급이 한 단계라도 떨어지면 투기등급이 될뿐만 아니라 자산유동화증권(ABS)의 기초자산인 항공권 매출채권에서 나오는 현금을 가져가지 못하게 된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월말 기준 발행잔액이 1조2740억원인 ABS를 찍는 과정에서 ‘국내 신용평가사 중 한 곳이라도 등급을 ‘BB+’로 떨어뜨리면 ABS투자자들(제1종 수익권자)이 원리금을 모두 돌려받을 때까지 항공권 판매로 얻는 잉여현금을 가져가지 못한다(제2종 수익권 가지급 중단)’는 조건을 달아놨다.
회사채를 발행하는 기업이 수요예측(사전청약)에서 목표로 한 금액을 확보하지 못하면 이를 주관한 증권사가 팔리지 않은 채권 물량을 모두 떠안아야 한다. 갑자기 적잖은 자금을 채권 매입에 투입해야 하는 것이다. 한 증권사 기업금융 담당임원은 “투자수요 확보에 실패해 발행회사의 채권을 사들이면 예상 못한 비용이 유출되는 것뿐만 아니라 해당 채권을 유통시장에서 하는데 상당한 공을 들여야 할 수 있다”며 “증권사들은 아시아나항공 채권 수요가 별로 없는 것을 사전에 파악했기 때문에 채권 발행주관을 맡지 않기로 결정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은 목표로 한 자금을 다른 방식으로 조달하게 되면서 채권 발행 계획을 접었다는 입장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애초에 전환사채와 공모 회사채 발행을 동시에 준비했다가 1000억원 규모 전환사채를 발행하는데 성공하면서 자연스럽게 회사채 발행을 중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IB업계에선 채권 발행이 어려워진 아시아나항공이 한동안 다른 자금조달 방식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작업을 벌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사는 올 들어 ABS 발행(1500억원), CJ대한통운 지분 매각(935억원), 전환사채 발행(1000억원) 등을 통해 약 3500억원을 마련했다. 이외에도 서울 광화문사옥 매각과 에어부산 상장, 해외 영구채 발행 등을 통해서도 자금을 조달해 차입금 상환부담을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지난해 말 별도 재무제표 기준 총 차입금은 4조485억원으로 이 중 2조182억원이 연내 만기가 도래한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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