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인 '2018 남북정상회담'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오전 9시 30분 판문점 군사분계선에서 만나게 됨으로써 도보로 군사분계선을 넘는 김정은의 모습이 전 세계에 실시간으로 중계될 전망이다.
김정은은 판문점 회의실 T2, T3 사이로 군사분계선 너머로 첫 발을 디디고 문 대통령은 군사정전위원회 회의실 앞 군사분계선(MDL)에서 김정은을 맞이하게 된다.
양 정상은 기념촬영 후 접견실에서 사전환담을 나눈 뒤 2층 정상회담장으로 이동해 10시 30분부터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정상회담을 시작한다.
회담 도중 어떤 돌발 발언이 나올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2000년 6월 13일, 분단 이후 남북 정상이 처음으로 마주한 1차 정상회담에서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이 주고받은 농담이 당시 눈길을 끌었다.
김정일이 "아침 식사를 적게 하셨냐"고 묻자, 김 대통령이 "평양에 오면 식사를 잘할 줄 알고 적게 먹었다"고 답해 회담장에는 웃음이 번졌다. 이어 김정일이 "힘든, 두려운, 무서운 길을 오셨다, 하지만 공산주의자도 도덕이 있고 우리는 같은 조선민족"이라고 하자, 김 대통령은 "저는 처음부터 겁이 없었다"고 답했다.
당초 1박2일로 예정돼 있던 남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일은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하루 더 하시죠. 오늘 회의를 내일로 하시고 모레 아침에 가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라고 돌발 제안했다.
노 대통령은 이에 "나보다 더 센 데가 두 군데가 있는데 경호.의전 쪽과 상의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라고 즉답을 피했다.
그러자 얼굴이 굳어진 김정일은 "대통령이 결정 못 하십니까. 대통령이 결심하시면 되는데"라 말했고 노 전 대통령은 "큰 것은 제가 결정하지만 작은 일은 제가 결정하지 못합니다"라고 받아쳤다.
회담 끝에 김정일은 "충분히 대화를 나눴으니 연장 안해도 되겠습니다. 남측에도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을테니 본래대로 합시다"라고 연장 제안을 거둬들였다.
문 대통령과 김정은은 오전과 오후 두 차례 정상회담과 기념식수, 만찬 및 환영행사까지 약 10시간 이상을 함께 보내고 '판문점 선언'이라는 형태의 남북 공동선언문을 발표하게 된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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