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고민
고급 스마트폰·TV 등
세트부문 수익성 악화될 듯
하반기엔 상반기보다 좋다
D램 호황 내년까지 지속
연내 5세대 낸드 양산 계획
[ 좌동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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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시장의 전망과 달리 올 2분기(4~6월) 실적이 1분기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내부적으로 휴대폰과 TV 등 주력 세트(완제품) 사업 수익성이 하락하고 있는 점을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모리 반도체 ‘슈퍼 호황’이 내년 이후까지 지속할 것으로 예상돼 하반기 실적은 올 상반기를 뛰어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네 분기 연속 역대 최대 실적
삼성전자는 올 1분기(1~3월)에 매출 60조5600억원, 영업이익 15조6400억원을 거뒀다고 26일 발표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0%, 영업이익은 58% 급증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4분기에 비해서도 3.3% 늘었다. 네 분기 연속으로 사상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원화 강세에 따른 환손실이 6000억원에 이르는 가운데 올린 성적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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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삼성전자 내부 분위기는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차분했다. 향후 실적 전망이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콘퍼런스콜(경영설명회)에서 “2분기는 1분기 대비 실적 개선이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이 15조7743억원으로 1분기보다 7.5% 늘어날 것으로 내다본 증권가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와는 거리가 있다. 삼성 안팎에서는 휴대폰과 TV, 생활가전 등 세트사업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익성이 하락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IT·모바일(IM) 사업부문의 영업이익은 3조77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82% 늘었다. 과거 2분기에 출시하던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올해는 1분기부터 조기 판매한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이경태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상무는 “세계적으로 프리미엄 스마트폰 수요가 위축되고 있어 2분기 마케팅 비용을 늘릴 계획”이라며 “수익성은 1분기보다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마트폰·TV 사업 부진
고가 스마트폰 수요 감소는 IM 사업부뿐 아니라 반도체·부품(DS) 사업부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DS 사업부에서 휴대폰에 들어가는 부품을 세계 스마트폰 업체에 공급하고 있어서다. 애플에 모바일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독점 공급하는 디스플레이 사업부(삼성디스플레이)가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을 채택한 애플의 아이폰X(텐) 판매가 예상외로 부진했던 게 원인이다. 삼성디스플레이의 1분기 영업이익은 41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분기의 1조3000억원보다 약 70% 줄었다. 이명진 삼성전자 경영지원실 IR그룹장(부사장)은 “2분기까지도 OLED 수요가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스마트폰 사업 부진은 삼성전자만의 일은 아니다. 세계 1위 파운드리 반도체업체인 대만 TSMC도 지난 19일 애플의 아이폰 판매 감소로 2분기 예상 매출이 시장 전망보다 10억달러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TV와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 영업이익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6% 줄어든 2800억원에 머물렀다. 수익성이 낮은 TV 생산 라인을 없애고 대형 프리미엄 TV 위주로 제품 라인을 재편하면서 실적이 악화됐다는 설명이다.
반도체 슈퍼 호황 내년까지 지속
삼성전자는 주력인 반도체 사업에서 1분기에 매출 20조7800억원, 영업이익 11조5500억원을 거뒀다. 반도체 사업부 영업이익이 11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혁신 기술이 확산되면서 정보기술(IT) 기기에 들어가는 메모리 반도체 용량이 크게 늘고 있어서다. 과거 PC에 국한됐던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다양해진 것도 원인이다.
전세원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무는 “올 하반기 이후에도 D램 수요가 줄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낸드플래시 부문도 올 하반기까지 견조한 실적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올해 안에 5세대 96단 3D(3차원) 낸드플래시를 양산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경쟁사와 비교하면 최소 1년 이상 앞선 기술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날 경영 실적을 논의하는 이사회에 불참했다. 이 부회장은 2016년 10월 임시 주주총회에서 등기이사로 선임됐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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