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 부문서 현대건설에 앞서
SRT 환승땐 요금 100% 할인
[ 서기열 기자 ] 신한은행 컨소시엄이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A노선 사업자로 선정된 것은 비용 절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서다. 신한은행 컨소시엄이 1000점 만점 에 921.43점을 받아 현대건설 컨소시엄(865.87점)에 앞섰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두 컨소시엄 간 가격 점수 차이가 50점 넘게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며 “비용 절감 요인이 승패를 갈랐다”고 말했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금융회사들이 중심이 된 까닭에 조달비용을 낮출 수 있었다”며 “금융사 주도 컨소시엄의 이점이 승부의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다음달 초 협상단을 꾸려 신한은행 컨소시엄과 협상에 들어간다. 올해 말까지 실시협약을 체결한 뒤 착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연내 착공하면 5년 뒤인 2023년에 개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GTX A노선은 지하 40m 이상 깊이에 철도를 건설하고, 주요 거점을 직선 노선으로 연결하는 고속철도 서비스다. 최고 시속 200㎞까지 낼 수 있지만 실제로는 시속 100㎞로 운행할 계획이다. 지하철 속도가 시속 30㎞인 것에 비하면 3배 이상 빠르다.
속도가 빠른 만큼 A노선이 개통되면 경기~서울 사이의 통근 시간이 현재보다 70% 이상 단축된다. 현재 일산에서 서울 삼성역까지 기존 지하철을 이용하면 80분이 걸리지만 GTX를 이용하면 20분으로 줄어든다. 일산∼서울역 구간도 현재 지하철로 52분이지만 14분으로 크게 단축된다.
이번 사업자 선정은 건설사 중심의 현대건설 컨소시엄과 금융사 중심의 신한은행 컨소시엄의 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서울지하철 2호선과 환승할 수 있도록 시청역을 추가로 설치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고 신한은행 컨소시엄은 국토교통부가 고시한 계획대로 파주 운정, 고양 킨텍스, 대곡, 서울 연신내, 서울역, 삼성역에만 역사를 설치하는 계획을 내놨다.
또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노선을 북한산국립공원 자연보전지구를 우회해 통과하는 계획을 제시한 데 비해 신한은행 컨소시엄은 북한산 지구 하부를 통과하는 기존 계획을 그대로 적용했다. 신한은행 컨소시엄이 경쟁에서 승리하면서 GTX A노선은 기존 계획대로 건설될 것으로 예상된다.
GTX 이용요금은 거리에 따라 차등화될 전망이다. 신한은행 컨소시엄은 요금 산정 기준을 ‘기본요금+거리당 요금’으로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거리는 상대적으로 요금이 비싸지만 중장거리를 이동하면 요금이 더 싸지는 방식이다. 또한 운영사로 참여하는 SR의 수서발 고속철도 SRT와 연계하는 서비스도 계획 중이다. 평일 요금 대비 주말 요금을 10% 할인해주고 SRT로 환승하면 GTX 요금을 최대 100%까지 할인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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