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부가 성장잠재력 발목 잡고 있다"

입력 2018-04-27 17:53  

지난 1분기 경제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1.1%를 기록했다. 수치 자체는 무난한 편이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올해 3% 성장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1분기 성장을 주도했던 수출과 설비투자 등이 미국과 중국의 통상전쟁, 금리인상 등으로 2분기 이후 둔화될 가능성이 큰 데다, 내수소비가 좀처럼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아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이를 근거로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을 2.8%로 전망했다. 반도체 호황으로 1분기에 사상 최대 이익을 낸 삼성전자조차 그제 “올해 2분기는 1분기 대비 실적 개선이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리려면 소비, 투자, 정부지출, 수출 등을 늘려야 한다. 이 중 수출과 투자는 대외적인 요인에 크게 의존한다. 정부지출은 지속적으로 늘릴 수 없다. 예산의 제약이 있기 때문이다. 반면 소비는 정부가 다양한 정책으로 늘릴 수 있다.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소득주도성장론도 근로자들의 소득을 올려 소비를 진작시킴으로써 경제성장을 견인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지난 1분기 경제지표를 보면 민간소비는 0.6%밖에 증가하지 않았다. 반면 지난 3월 실업률은 4.5%로 17년 만에 가장 높았다. 청년실업률은 11.6%나 된다. ‘고용 없는 성장’으로 인해 소비가 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설상가상으로 영세 소상공인 비중이 높은 도소매 및 음식숙박업은 지난 1분기 성장률이 -0.9%에 그쳤다. 한국은행은 “최저임금의 영향은 분석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최저임금 급등과 노동시장의 경직성이 서비스업 위축에 영향을 미쳤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정부는 그동안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 노동시장의 변화를 추진해왔다. 또 예산을 동원한 일자리안정자금 등 각종 지원책으로 청년고용을 늘리려는 시도를 해왔다. 그러나 1분기 경제지표는 정부 정책의 성과가 미진했을 뿐 아니라 오히려 정부 스스로 성장의 잠재력을 약화시킨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게 한다. 민간경제연구소들이 성장률을 높이기 위해 기업활력 제고책을 주문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정부 스스로 정책의 효율성을 다시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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