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에 쏠린 세계의 눈
주변 4대 강국 일제히 "환영"
트럼프 "한국서 일어나는 일
미국인들은 자랑스러워해야
시진핑 도움 잊어선 안 돼"
아베 "판문점 선언은 긍정적"
중국 "남북대화 일관되게 지지"
러시아 "한반도 긴장완화 환영"
[ 박수진/김동욱/강동균 기자 ]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 4강은 27일 남북한 정상회담 결과에 일제히 환영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강조점은 미묘하게 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에 “한국전쟁이 끝날 것”이라면서도 “(결과는) 오직 시간이 말해줄 것”이라고 썼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도 “판문점 선언을 긍정적인 움직임으로 본다”면서도 “구체적인 조치를 강력히 기대한다”고 했다. 북한의 일본인 납치문제 해결을 강조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남북 정상회담 직후 “미국과 미국인들은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자랑스러워해야 한다”고 트윗을 날렸다. 남북 정상의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 합의를 환영하면서도 이번 회담의 성과가 자신의 ‘공’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또 “나의 좋은 친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북한 접경에서 미국에 준 도움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그의 도움이 없었다면 훨씬 길고 힘든 과정이 됐을 것”이라고 했다. 중국의 대북 제재 공조가 북한을 대화로 이끄는 데 도움이 됐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좋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지만 (결과는) 오직 시간이 말해줄 것”이라고 적었다. 외신들은 북한이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진짜 폐기할 생각이 있는지 지켜보겠다는 뜻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6월 중순 이전에 김정은과 북·미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이때 미국이 북한 핵과 ICBM 폐기를 확실하게 끌어낼 수 있느냐가 초미의 관심사다. 미국 백악관은 이날 성명에서 “미국은 동맹인 한국과의 긴밀한 공조를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몇 주 뒤 다가올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의 회담 준비에서도 논의를 굳건히 지속해 나가기를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남북 정상회담 성과를 바탕으로 북·미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로드맵 등에서 진전된 합의를 이끌어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아베 총리도 이날 남북 정상의 판문점 선언이 나오자마자 “환영한다”는 메시지를 내놨다. 그는 총리관저에서 기자들과 만나 “판문점 선언을 긍정적인 움직임으로 보고 환영한다”며 “이번에 회담을 성사시킨 한국 정부의 노력을 칭찬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아베 총리는 “이번 회담 결과를 이어가 향후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이 핵과 미사일 문제에서 구체적인 조치를 취할 것을 강력히 기대하고 있다”며 “북한의 향후 동향을 주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과거 남북 정상회담에서 나온 선언 내용과 이번 판문점 선언의 내용에 대한 비교분석도 하고 있다”며 “가까운 시기에 문재인 대통령과 전화로 협의하고 회담 성과 등을 직접 듣고 싶다”고 했다. ‘재팬 패싱(일본 소외)’ 논란을 의식한 듯 “북한의 일본인 납치와 핵·미사일 문제의 해결을 위해 한·미·일 간은 물론 중국 및 러시아와도 확실히 연대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중국과 러시아 정부는 즉각 환영 의사를 밝혔다. 한반도 정전협정의 당사국인 중국은 외교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오늘 남북 정상은 성공적으로 회담을 했다”며 “이번 회담에서 거둔 긍정적인 성과는 남북 간 화해·협력과 한반도 평화와 안정,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에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은 남북이 이번 정상회담의 공동 인식을 실천하고, 지속해서 화해와 협력을 추진해 나가기를 희망하고 (그러리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남북한이 판문점 선언을 통해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는 과정에서 미국, 중국이 포함되는 4자 회담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로 한 점을 주목하는 분위기다. 중국은 한반도 문제에서 배제되지 않고 영향력을 유지하는 방안을 찾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도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 “아주 긍정적인 소식”이라며 “푸틴 대통령은 여러 차례 한반도 문제의 생명력 있고 확고한 해결은 (남북) 양측의 직접 대화에 근거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고 전했다. 또 “러시아는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한 모든 행보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워싱턴=박수진/도쿄=김동욱/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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