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설 정치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판문점을 북·미 정상회담의 유력 장소로 전격 거론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북·미 정상회담이라는 역사적 상징성이나 시각적 효과, 릴레이 정상회담 일정 등을 고려할 때 판문점이 싱가포르나 몽골 같은 제 3국보다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미국 언론들은 남북정상회담이 트럼프 대통령의 마음을 움직인 것으로 보고 있다. CNN방송은 1일 “트럼프 대통령이 남북 정상회담의 풍경이 TV로 생중계됐다는 점을 매우 좋아했다”며 “이번 회담으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비무장지대(DMZ)의 북쪽을 다녀올 역사적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보도했다.
전날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시각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남북정상회담에 열광하고 김정은 위원장이 먼 거리를 이동하기 힘들다는 현실적 제약 때문에 판문점 카드를 고려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다양한 이벤트를 연출할 수 있다는 점도 판문점의 강점으로 꼽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뿐 아니라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3명의 석방 문제를 거론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미 정상회담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들과 함께 미국으로 돌아갈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3명은 모두 한국계여서 제 3국보다 판문점이 의미있는 장소가 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판문점 평화의집이나 자유의집 뿐 아니라 북측인 통일각을 넘나들면서 회담을 하면 남북 정상회담과는 또다른 명장면이 연출될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선 판문점이 북·미 정상회담 장소로 결정되면 북·미 정상회담 전 한국에서 한·미 또는 한·미·일 정상회담을 열릴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한반도 분단과 북·미 대결의 상징이었던 판문점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북·미 관계 개션을 합의해 발표하면 제 3국에서 발표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큰 역사적 사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끝)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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