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위기론 내세워 勢규합 나서
김태호 "홍준표 너무 나갔다" 비판도
[ 박동휘 기자 ]
자유한국당이 1일 부산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6·13 지방선거’ 준비에 나섰다. 홍준표 대표 등 당 지도부가 전국을 돌며 ‘필승결의대회’를 개최, 지역 바닥 민심을 파고들 계획이다. 여당이 지난 4·27 남북한 정상회담에서 나온 ‘판문점 선언’의 성과를 활용해 대대적인 여론전을 펴고 있는 만큼 한국당은 이에 맞서 안보위기론을 강조, 지지세력을 결집하겠다는 전략이다.
홍 대표의 첫 행선지는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부산·경남(PK) 지역이다. 부산에선 서병수 시장이 오거돈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재대결을 펼친다. 2일엔 경남으로 내려가 김태호 경남지사 후보에 대한 지지 세력을 규합한다. 이후 오는 13일까지 충북·강원, 제주·인천 등 전국을 도는 필승결의대회가 예정돼 있다.
홍 대표는 1일 기자간담회에서 ‘남북 정상회담은 위장평화쇼’라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제비 한 마리 왔다고 온 천지에 봄이 온 것처럼 떠드냐”며 “문재인 대통령이 나쁜 생각으로 남북 정상회담을 했다고는 보지 않지만 포악한 독재자를 달래는 수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남북관계가 선거에 미치는 영향은 전문가 분석으론 14% 정도”라고 했다. 표심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의 총합을 100으로 봤을 때 14%에 불과하다는 의미다. 이어 그는 “민생이 중요한데 이번 정부 들어서 지난 1년간 살기 좋아진 이들은 민주노총, 전교조, 주사파, 참여연대 딱 네 곳뿐”이라며 “이번 지방선거에서 매우 수월한 승리를 장담한다”고 강조했다.
홍 대표의 자신감에도 불구하고 한국당 내부에선 균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김태호 경남지사 예비후보는 이날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홍 대표가) 너무 나갔다. 중앙당과 후보자 간 상의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당 내에선 2020년 치러질 21대 국회의원 선거까지 남북관계 ‘이슈’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데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위한 중간선거가 같은 해 치러지기 때문이다. 국민의 관심을 크게 끌 사건들이 속출할 것이란 우려다. 홍 대표도 이날 “트럼프 대통령 중간선거 때 북한은 핵탄두를 나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폐기를 선물로 줄 것”이라며 “미국에 대한 직접적인 위해만 없애고 한반도는 핵을 머리에 이고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