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선택적 기억상실?" 조양호 회장 '비밀의 방' 해명에 네티즌 비아냥

입력 2018-05-03 16:26  

대한항공, 조양호 회장 비밀의 방 없다
네티즌 "회장 사모님 얼굴, 조현민 목소리도 못 알아보면서" 비아냥
대한항공 직원 "조양호 회장 일가 퇴진 운동"





대한항공은 3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자택 내 '비밀의 방'이 존재한다는 의혹에 대해 "조 회장 자택에 일반인이 알아 챌 수 없는 비밀 공간이 있고 이곳에 불법적인 물건을 보관하고 있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대한항공은 이날 오전 해명자료를 통해 "자택 2층 드레스 룸 안쪽 공간 및 지하 공간은 누구나 발견하고 들어갈 수 있는 곳"이라며 "특히 지하 공간은 평소에 쓰지 않는 물건을 보관하는 용도의 창고"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일부 언론에서 보도한 것과는 달리 안방 입구 천정 다락과 지하 모퉁이 벽 속에 대형 금고 같은 어떠한 시설물도 존재하지 않는다"라며 "따라서 의혹이 제기된 '비밀의 방'은 전혀 없으며, 밀수품 등 불법적인 물품을 숨긴 바도 없다"고 구체적으로 반박했다.




하지만 대한항공의 해명과 달리 관세청은 압수수색 직후 '비밀의 방'은 리모컨이 없으면 출입할 수 없는 은밀한 공간이었다. 비밀공간과 금고가 있었다"고 반박했다.

대한항공의 거짓해명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동안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의 욕설, 폭행이나 조현민 전무의 갑질 의혹에 대해서는 "사실확인이 어렵다"고 '모르쇠'로만 일관했으며 조 전무의 '물벼락 갑질'에 대해서는 "조 전무가 언성을 높이면서 직원들이 없는 방향으로 물컵을 던졌는데 컵이 엎어지면서 직원 얼굴에 물이 튄 것"이라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대한항공은 숱하게 제기된 재벌 총수일가의 갖은 의혹에 대해 "회사 내에서 일어난 일이 아니라 모른다", "동영상 속 인물이 이명희인지 확인이 안된다", "목소리를 듣고 조현민인지 알 수 없다"고 초지일관 '아무것도' 아는게 없어왔다.

대한항공이 '비밀의 방'에 대해 구체적으로 해명하자 네티즌들은 "회장 사모님 외모랑 임원인 딸 조현민의 목소리도 못 알아보는 대한항공이 회장 집 비밀의 방에 대해선 뭘 안다고(2017****)", "선택적 기억상실이라도 걸렸나 (wesp****)"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자신이 대한항공 해외 지점 전직 직원이라고 주장한 한 제보자씨는 "조현아, 조현민의 밀수를 9년 동안 담당했다"면서, "조 씨 자매에게 일주일에 평균 2~3번, 러기지(여행용 가방) 큰 것과 중간 사이즈 하나씩을 보냈다"고 구체적으로 주장해 한진가 총수의 밀수 의혹은 새 국면을 맞게 됐다.

조양호 회장 가족의 밀수와 관세포탈 혐의를 수사 중인 관세청 인천본부세관은 전날 조 회장의 서울 평창동 자택에서 진행한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귀금속 구매 영수증 등 자료를 분석 중이다.

한편 대한항공 직원들은 4일 광화문에서 조양호 회장 일가의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집회를 열기로 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자신의 신원이 드러나지 않도록 영화 '브이 포 벤데타'에 나오는 가면을 쓸 예정이다. 앞서 '땅콩회항' 당시 조현아 전 부사장이 검찰에 출석할 당시 조현민이 "내가 꼭 복수해주겠다"고 문자메시지를 보낸 일과 당시 피해자인 박창진 전 사무장이 말단 승무원으로 강등된 것을 감안한 조치로 해석돼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조현민 전무는 경찰 출두 당시 "직원들에게 보복하실 거냐"라는 기자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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