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희경 기자 ] 책 속에 등장하는 여주인공 수는 별로 없다. 세상의 절반이 여자지만 책 안에선 비중도 적고 역할도 한정적이다. 지금까지도 여성은 조력자이거나 위험한 모험에 뒤따르는 보상, 혹은 마녀나 부도덕한 유혹자로 등장하는 일이 많다. 반면 고전들을 찬찬히 살펴보면 그렇지 않은 특별한 여주인공들도 있다. 여주인공의 삶과 사랑, 좌절, 성공 속에서 여성들에게 새로운 메시지를 주는 작품들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여주인공이 되는 법》은 인어공주부터 빨간 머리 앤, 스칼렛 오하라 등 본받을 수 있는 책 속의 여주인공들을 발굴하고 재해석하며 멋진 여주인공처럼 당당하게 사는 법을 제안한다. 저자는 영국에서 페미니즘 희곡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서맨사 엘리스다. 그는 “우리가 읽고 보고 듣는 여주인공들의 말과 선택은 한 여성의 삶에 커다란 파문을 일으킨다”며 “본받을 수 있는 여성 캐릭터를 발굴하고, 비판적으로 독해하고, 자신의 일부로 흡수하는 과정은 모든 여성들에게 매우 소중한 경험”이라고 강조한다.
샬럿 브론테의 소설 《제인 에어》를 외면했던 일을 스스로 반성한 일화도 소개한다. 제인 에어는 온갖 시련 속에서도 당당하지만 저자는 어린 시절 그 캐릭터에 큰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고 한다. 저자는 그와 다시 마주한 뒤 “제인 에어는 정말 독립적이고 용감하고 항상 자신에게 진실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강조한다. “우리가 사랑했고, 영원히 잊지 못할 여주인공들을 마주하는 시간은 결국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대면하는 시간이다.” (서맨사 엘리스 지음, 고정아 옮김, 민음사, 364쪽, 1만6000원)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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