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투성이' 온라인에서 2년째 100억 번 홈플러스

입력 2018-05-03 17:52   수정 2018-05-04 0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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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여개 매장 설계 때부터
대형트럭 드나들 공간 확보
전국 점포에서 직접 배송



[ 안재광 기자 ] 홈플러스는 지난해 온라인 부문에서 약 120억원의 영업이익(감가상각 차감 전 기준)을 거뒀다.

국내 유통업계에서 온라인으로 흑자를 내는 곳은 드물다. 경쟁사 이마트는 작년 12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쿠팡의 손실 규모는 작년 6000억원이 넘었다. 11번가 위메프 티몬 등도 적자를 기록 중이다. 홈플러스의 온라인 흑자는 물류 효율성에 그 비결이 있다.

온라인 사업을 하는 기업은 물류센터 확보를 경쟁력의 핵심으로 본다. 주요 유통사가 대규모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내는 이유다. 이마트는 경기 용인, 김포에 온라인 주문만 다루는 대형 물류센터가 있다. 쿠팡은 인천과 경기 이천, 덕평 등 전국 10여 곳에 물류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역발상 전략’을 택했다. 전국 142개 점포를 활용하기로 했다. 온라인 물류센터 설립에 큰돈을 들이지 않았다. 점포를 지을 때 물류 기능을 염두에 뒀기 때문에 가능했다. 2015년 MBK가 인수하기 이전 대주주 테스코는 매장 내 영업공간뿐 아니라 물류공간을 대규모로 확보할 것을 지시했다.

14~22t 대형트럭이 드나들 수 있을 만큼 ‘후방 공간’을 넓게 지었다. 테스코 주도로 지은 100여 개 홈플러스 매장이 이렇게 만들어졌다. 현재 홈플러스 97개 점포가 자체 온라인 배송 시스템을 갖췄다.

신선식품에 집중한 것도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졌다. 홈플러스는 마트가 온라인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상품이 채소, 고기 등 신선식품이라고 판단했다. 2002년 온라인몰을 처음 열 때부터 ‘신선식품을 잘 소개하고 최적의 상태로 배송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작년 홈플러스 온라인몰에서 팔린 상위 10개 품목 중 절반이 신선식품이다.

‘반품’ 관리도 철저히 했다. 온라인에선 소비자가 “상품이 맘에 들지 않는다”고 반품 요구를 할 때 가장 난감하다.

홈플러스는 온라인에서 주문받은 상품을 매장에서 담아주는 장보기 도우미 ‘피커’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주부 사원으로 구성된 이들은 철저히 소비자 입장에서 상품을 고른다.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은 “지난 2년간 소비자 편익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 온라인 분야를 정리하고 신선식품 중심으로 재편했다”며 “앞으로 점포 배송 기반의 온라인 강점을 더 살리겠다”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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