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기간 분양 홍보도 자제
[ 민경진 기자 ] 올 들어 300실 규모 이상 오피스텔에 대해 인터넷 청약접수가 의무화된 이후 일부 업체 사이에서 정부 규제를 피하려는 ‘깜깜이 분양’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법정 청약 기간 중 분양 홍보를 자제하거나 주택홍보관을 예약제로 운영하는 방식이다.
힘찬건설이 지난 3월27일 경기 하남 미사강변도시에서 분양한 ‘미사역 헤리움 애비뉴어 오피스텔’의 분양홍보관은 예약제로 운영되고 있다. 홍보관을 방문하려면 사전에 전화로 예약한 뒤 휴대폰을 통해 받은 확인증을 안내데스크에 제출해야 한다. 미사역 해리움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분양대행사 직원이 홍보관에 상주하지 않기 때문에 일정을 맞추기 위해 예약제로 홍보관을 운영한다”고 설명했다.
건설업계에서는 이런 사전 예약제가 ‘깜깜이 분양’을 위한 것이라고 지적한다. 지난 1월부터 시행된 인터넷 청약접수 단계를 거치지 않고 시행사가 매수자와 직접 사전계약을 맺어 동호수까지 지정하는 방식이다. 법정 청약 기간 중 미분양된 물량은 선착순 지원으로 동호수를 지정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일부 투자자도 시행사의 깜깜이 분양에 동조하는 상황이다.
시행사는 깜깜이 분양을 통해 초기 마케팅 비용을 아낄 수 있다. 홍보를 거의 안 했기 때문에 청약률이 낮더라도 브랜드 이미지 실추를 줄일 수 있다. 사전계약률을 일정 수준 확보하면 금융권에서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받을 때 대출 규모나 금리 등에서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점도 시행사들의 깜깜이 분양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일부 시행사의 깜깜이 분양 탓에 올 들어 오피스텔 청약 미달 현상이 두드러졌다. 분양업체들이 임의분양을 더 원하기 때문이다. 채움아이앤씨가 지난달 말 경기 하남 미사강변도시에 공급한 ‘미사 더 오페라 2차 오피스텔’(총 420실)의 청약접수는 6건에 그쳤다. 한 주 정도 앞서 태남건설이 경기 화성시에 분양한 ‘병점 써밋 프라움 오피스텔’(총 792실)도 청약접수 건수가 10건뿐이다.
청약접수가 단 한 건도 나오지 않은 곳도 있다. 지난 2일 하나자산신탁이 공급한 ‘신진주역세권 줌테라스 오피스텔’ 청약접수 건수는 0건이었다. 지난달 영종도 운서동에 공급된 ‘더예스 클라우드 오피스텔’도 법정 청약 기간 중 단 한 명도 청약접수를 하지 않았다.
깜깜이 분양이 기승을 부리면 오피스텔 청약 시장 투명성은 그만큼 떨어지게 된다. 윤지해 부동산114리서치팀 책임연구원은 “인터넷청약 제도는 그동안 깜깜이로 이뤄지던 오피스텔 청약을 양성화하기 위한 시도”라며 “그럼에도 시행사가 청약 홍보를 자발적으로 안 하는 걸 법적으로 규제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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