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시피 현지화에 안간힘
교촌, 말레이서 '치킨+밥'
남양, 커피믹스 더 달달하게
[ 안효주 기자 ] 식품회사에 한국 시장은 좁다. 시장 포화와 ‘인구 절벽’ 등 내수시장에서는 한계가 보인다. 국내 식품업계가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 1위인 교촌치킨은 말레이시아 매장 전용 메뉴인 ‘살살라이스볼’을 개발했다. 닭가슴살을 사용해 순살치킨을 튀긴 뒤 밥을 곁들인 것. 현지 과일인 망고에 채소와 쌀밥을 함께 내놓았다.
남양유업도 달콤한 커피믹스로 동남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국내에 출시하는 커피믹스에서 쓴맛을 줄이고 현지인이 좋아하는 부드러움을 더했다. 향신료가 많이 들어가는 주식(主食) 특성상 식후 커피로 단맛이 강한 화이트커피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지난 1월부터 국내 커피믹스업계 최초로 태국에 진출하며 동남아 수출의 포문을 열었다.
오리온 초코파이는 베트남에서 제사상에 오를 정도로 인기다. 오리온은 작년 9월 한국에는 없는 ‘초코파이 다크’를 선보였다. 진한 초콜릿 맛을 선호하는 현지 소비자의 성향에 맞춰 빵 속에 카카오를 듬뿍 담았다. 그 결과 지난해 베트남에서 초코파이 판매가 전년 대비 18% 증가했고, 파이류 품목에서 판매량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순창 고추장으로 유명한 대상 역시 외국인 입맛 잡기에 나섰다. 미국 시장에서 ‘코리안 칠리소스’라는 이름으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미국인들이 테이블마다 소스통을 마련해두고 취향에 맞게 뿌려 먹는 모습에 착안해 세워놓을 수 있도록 케첩통과 같은 용기 디자인을 적용했다. 국내 판매용 고추장보다 다소 묽게 제조해 낯선 식감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개발했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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