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역전 드라마 쓴 SKT, 보안·AI 접목… 新사업 추진

입력 2018-05-04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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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T캡스 극적 인수


[ 정영효 기자 ] ▶마켓인사이트 5월4일 오후 4시12분

지난해 11월 초 ADT캡스의 대주주인 칼라일과 매각주관사 모건스탠리가 매각 작업의 시작을 알리는 투자안내서(티저레터)를 내보내자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들은 아연실색했다. 가장 유력한 인수후보로 꼽힌 SK텔레콤에는 티저레터를 보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매물의 기본적인 정보를 담은 티저레터는 인수후보들에게 보내는 일종의 ‘인수합병(M&A) 초청장’이다.

칼라일이 기획한 고도의 심리전이었다. 칼라일은 SK텔레콤이 어떤 형태로든 인수전에 들어올 것으로 확신했다. ‘초청장 배제’라는 예상외의 파격수는 상대방의 조바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전략이었다. ‘SK텔레콤이 아니어도 인수후보는 얼마든지 있다’는 자신감을 보인 것이기도 했다.

M&A 경험이라면 SK도 결코 밀리지 않았다. 인수전 참여 여부를 묻는 IB업계 관계자들에게 ‘ADT캡스는 쳐다도 보지 않는다’는 대응으로 일관했다. 매각 측의 기대를 낮추기 위한 신경전이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2월 예비입찰에도, 지난 2월19일 본입찰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IB업계에서 ‘정말 아닌가 보다’ 하는 분위기가 굳어졌다. 본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한 영국계 사모펀드(PEF) 운용사 CVC캐피털의 승리가 기정사실화됐다. 인수가격은 3조원을 크게 밑돌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았다.

SK텔레콤이 전격적으로 인수전에 참여한 건 본입찰 1주일이 지나도록 우선협상대상자가 발표되지 않아 거래 무산 가능성이 제기되던 시기였다. SK텔레콤은 2주 만에 실사를 마무리했고 CVC가 도저히 쫓아오지 못할 수준의 인수가격과 조건을 제시했다.

처음 합의한 인수가격은 3조원 선. 하지만 ‘3조원은 안된다’는 SK텔레콤의 주장에 결국 최종 인수가격은 2조9700억원으로 합의됐다. IB업계 관계자는 “CVC의 승리로 막이 내리기 직전 경기장에 뛰어든 SK텔레콤이 국내 M&A 사상 가장 극적인 버저비터(농구 경기 종료와 동시에 터지는 결승골)를 터뜨렸다”고 평가했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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