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브라보 마이 러브', 빠른 전환과 참신한 편곡의 '주크박스 뮤지컬'

입력 2018-05-06 17:23  

[ 김희경 기자 ]
무대는 시종 빠르게 전환됐다. 익숙한 대중가요는 새로운 분위기의 넘버(뮤지컬에 삽입된 노래)로 편곡돼 흘러나왔다. 이 덕분에 주크박스 뮤지컬은 스토리와 넘버가 그럴듯하게 어우러지며 신선하게 다가왔다.

지난 4일 개막한 뮤지컬 ‘브라보 마이 러브’ 얘기다. 서울 세종대로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오는 27일까지 펼쳐지는 이 작품은 국내 대표 작곡가 김형석의 명곡들을 모아 만들었다. 어린 시절 미국에 입양됐던 플루티스트 제니 브라운(배우 유미)이 한국에 돌아와 엄마를 찾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연출은 한진섭 서울뮤지컬단장, 극본은 ‘오! 캐롤’을 각색한 오리라 작가가 맡았다. ‘보디가드’의 음악감독을 맡았던 박지훈이 편곡했다.

김형석이 작곡한 ‘사랑이라는 이유로(故 김광석)’ ‘내게 오는 길(성시경)’ ‘I believe(신승훈)’ 등 명곡들이 한 무대에서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객석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스토리를 먼저 만들고 넘버를 작곡하는 일반 뮤지컬과 달리 넘버가 정해진 상태에서 스토리를 만드는 주크박스 뮤지컬의 약점도 일부 드러났다. 제니 엄마인 조정희 대표(배우 이신미)가 딸에 대한 그리움을 고(故) 박용하의 ‘처음 그날처럼’ 등 사랑에 대한 노래로 표현할 수밖에 없는 한계가 그것이다. 넘버와 스토리의 어색한 만남은 자칫 흥미를 반감시킬 수 있다.

그러나 무대의 활용도를 극대화해 이런 약점을 해소했다. 무대는 공항, 출판사, 성당, 의상실, 공연장 등으로 끊임없이 바뀌었다. 분위기도 빠르게 전환돼 지루함을 덜어줬다. 제니를 사랑하는 옛 연인 에드워드(배우 허도영)와 제니의 첫사랑 이요한(배우 한일경)의 애절한 마음을 담은 무대가 한동안 펼쳐지는가 싶더니 곧장 제니의 사생활을 취재하려는 이기자(배우 김범준)가 욕망을 마음껏 표출하면서 신나게 노래한다.

원곡과 전혀 다른 느낌의 편곡도 인상적이다. 베이비복스의 ‘킬러’는 제니를 시기하는 샤론(배우 왕은숙)과 그의 매니저 명사수(배우 박원진)의 열정적인 춤과 함께 펼쳐졌다. 기존 작품이 경쾌한 댄스곡이라면 여기서는 탱고 음악의 느낌과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를 풍겼다.

하지만 이야기를 다소 성급하게 마무리 지은 것은 아쉽다. 조 대표가 자신의 딸이 제니임을 아는 장면, 제니와 조 대표의 갑작스런 화해 등이 그랬다. 에드워드에 대한 제니의 감정 변화도 보다 섬세하게 그려졌더라면 좋았을 것 같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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