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북미정상회담 일정' 촉각…"남북정상 핫라인 통화는 발표후"

입력 2018-05-07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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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의 중대 관문이 될 북미정상회담 일정 발표가 당초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청와대 역시 7일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핫라인(직통전화) 통화', 북미 양측의 입장 조율 등 '중재역 행보'를 본격화하는 시점으로 '북미정상회담 일정 확정 이후'로 잡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북미 간 신경전으로 비핵화 협상이 난항을 겪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도 나오는 만큼 이런 불안감을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북미정상회담 일정이 빨리 발표되기를 바라는 기류도 물밑에서 감지된다.

청와대는 '북미정상회담 일정은 북미 간 결정할 일'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미국의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나고 귀국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북미회담 시기와 장소는 미국과 북한이 결정하면 우리 정부는 존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북미정상회담 일정 및 장소 발표가 미뤄지는 데 대해 청와대 내부에서 의아해하는 반응도 나온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심을 불러일으키고서 정작 공개는 하지 않아 우리도 궁금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일부 언론이 싱가포르 개최 가능성을 거론한 데 대해서도 "그런 관측이 있기는 하지만, 최종적으로는 북미 간에 결정할 문제여서 기다리고만 있는 것"이라며 청와대가 나설 여지가 많지 않다는 뜻을 내비쳤다.

발표 지연 이유와 관련해 일각에서 북한이 '최고 지도자'의 동선 공개를 늦추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더 극적인 효과를 내려는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최근 북미 간 미묘한 긴장기류가 형성되는 듯한 모습도 감지되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5일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 위원과 통화하며 북한의 위협에 대처할 필요성에 뜻을 같이했고,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6일 "미국이 압박과 군사적 위협을 계속 추구한다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에 대한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반도 비핵화에 대해 북미 간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본다"면서 "다만 긴장도를 높여 협상의 주도권을 잡으려는 노력일 수 있다"고 말했다.

북미 간 물밑 신경전이 있더라도 한반도 비핵화에 대해 이견을 좁혀간다는 '큰 틀'은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청와대의 조심스러운 관측이다.

특히 북미정상회담 일정이 공식 발표되면 그때부터 다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시곗바늘이 바쁘게 돌아갈 것이며, 동시에 문 대통령의 발걸음도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김 위원장과의 핫라인 통화가 이뤄지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현재로써는 남북정상회담 이후 아무것도 진행되지 않아 통화가 이뤄지지 않는 것"이라며 "핫라인 통화는 북미회담 일정 발표 후가 될 수 있다. 김 위원장과 얘기할 소재가 생기는 셈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북미정상회담 일정이 정해지는 대로 김 위원장과 통화를 하고, 22일 한미정상회담 이후 북미정상회담 이전에 다시 통화하는 등 핫라인이 2차례 이상 가동될 가능성도 있다.

더불어 향후 '비핵화 시간표'가 어느 정도 윤곽이 나온다면, 한미정상회담이나 김 위원장과의 통화 등을 활용해 북미 간 비핵화 방법론 간극을 좁히려는 문 대통령으로서는 세부전략 마련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된다.

문 대통령은 9일 일본에서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의 준비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특별성명의 형태로 판문점선언에 대한 중국과 일본의 지지를 명확히 끌어낸다면 향후 한미정상회담이나 북미정상회담 과정에서 '운전자'로서 한층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중일 3국 간 특별성명에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 표현을 넣는 문제, 평화협정 참여 주체 문제 등으로 이견이 생길 가능성이 제기되자, 청와대는 "이번 한중일 회의에서 논의되지 않는다"고 적극적으로 선을 그었다.

이 역시 '판문점선언 지지'에 힘을 집중해 비핵화 협상 동력을 살려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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