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감축 문제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이후에나 논의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맥 손베리 미국 하원 군사위원장(공화·텍사스)은 최근의 주한미군 철수·감축 논란에 대해 "북한이 자발적이고 영구적이며 검증 가능한 방법으로 모든 핵 프로그램을 포기한다면 주한미군 축소를 이야기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그 전까지는 군사적으로 강해야 한다"고 6일(현지시간) 말했다.
그는 이날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남북 간 평화협정이 체결되면 미군 감축도 자연스럽게 뒤따르지 않겠느냐'는 앵커의 질문에 "결국에는 그럴지도 모르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저 멀리 당근을 매달아 놓고 북한을 유인하려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그는 이어 "내가 이 사안과 관련해 들은 가장 현명한 이야기는 '사자와 양이 함께 누워야 한다면 미국이 사자 쪽이어야 한다'는 필 그레이엄 전 상원의원의 말"이라며 "(북한이 협상을 반복 파기했던) 역사가 틀렸다면 모든 것은 함께 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약속한 대로 완전한 비핵화를 이행하면 그때 주한미군 축소 논의도 이뤄질 수 있다는 의미다.
그는 그러나 "나는 회의론자"라며 북한의 핵 포기 이행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미 국방부에 주한미군 병력 감축 옵션을 준비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뉴욕타임스(NYT) 보도와 관련해 주한미군 철수 문제가 당장 북한과의 협상 테이블에 오를 의제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일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주한미군 철수가 일종의 '잠재적 협상 카드'로 떠오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한때 터부시되며 공개토론에서 배제됐던 주한미군 철수 문제가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주목받고 있다며 최근의 논란을 전했다.
그동안 한국에서 일부 평화 운동가들이 주한미군의 존재가 한반도 평화와 국가의 통치권을 훼손한다며 반대하는 목소리가 있었으나 양국 정부는 주한미군 철수나 감축을 '재고 여지없는 사안'으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양국 정부의 고위 관리나 고문이 주한미군에 대한 논의 가능성을 시사한 데다 트럼프 대통령이 NYT 보도를 부인하면서도 "미래의 어느 시점"에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뜻을 내비치면서 더욱 논란이 확산하는 모양새다.
WSJ는 북한 전문가들을 인용, 북미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 문제를 꺼낼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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