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만 드러낸 삼성바이오
"감리 절차중인 사안 노출
시장·투자자 불안 가중"
[ 전예진 기자 ]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금융감독원의 ‘고의적 분식회계’ 결정을 둘러싼 의혹이 확산되는 데 대해 유감을 밝혔다. 최종 결론이 나기 전에 확인되지 않은 내용이 퍼져나가 시장에 혼란을 줄 것을 우려한 조치다. 회사 측의 적극적인 대응 등의 영향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하락세를 멈추고 반등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8일 회사 홈페이지에 “감리 절차가 진행 중인 민감한 사안과 관련한 정보가 무분별하게 공개·노출되고 있어 큰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는 글을 게재했다. 금감원이 감리 내용을 언론에 공개한 것에 우회적으로 불만을 드러낸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1일 금감원으로부터 조치 사전통지서를 받으면서 보안에 유의하라는 내용도 함께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금감원이 3일 조치 사전통지서 내용을 사전 협의 없이 언론 등 외부에 공개해서는 안 된다는 공문을 추가로 보낸 사실도 언급했다. 이에 따라 통지서에 대한 언급을 자제했는데 정작 금감원이 이를 어겼다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보고 있다. 금감원이 1일 조치 사전통지서 발송 사실을 이례적으로 언론에 사전 공개했고 2일 고의적인 분식회계로 잠정 결론내렸다는 사실과 6일 조치 사전통지서에 게재된 조치 내용을 밝혔다는 점에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언론 보도에도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금감원에 통지서 공개를 요구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금융당국과 대립각을 세우는 모양새가 좋지 않다고 판단해 수위를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통지서에는 금감원이 분식회계로 판단한 이유가 명시돼 있지 않다. 금감원이 확보한 핵심 증거가 무엇인지에 관심이 쏠리면서 여러 가지 추측성 기사가 난무한 배경이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주식 재평가가 이뤄졌다는 금감원 내부 보고서가 있다는 보도가 나왔고 금감원이 분식회계 증거로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거부 문건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신용평가회사에 콜옵션 평가 불가를 요청한 공문을 확보했다는 얘기도 흘러나왔다. 금감원은 사실 관계를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의혹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원승연 금감원 부원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시장에 영향을 덜 미치는 방안을 고려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원 부원장은 “확정되지 않은 사안이기 때문에 감리에서 어떤 문제점을 발견했는지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힌 적이 없다”며 “감리 내용에 대해서는 증권선물위원회에 올라갈 때까지 철저히 비밀을 유지할 예정”이라고 했다.
금감원의 회계 위반 발표 이후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사흘간 26% 급락했고 시가총액은 8조원 이상 증발했다. 개인투자자들은 금융당국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집단소송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금감원이 조사과정에서 획득한 미공개 정보를 언론 등에 추가 공개하면 강경 대응해 시장 동요를 막겠다는 계획이다. 4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이던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이날 3.06% 상승한 37만500원에 마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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