맷돌형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로 전기료 부담 없앤 스마트카라

입력 2018-05-08 18:50   수정 2018-05-09 06:08

배성우 대표
올해 매출 250억 목표



[ 이우상 기자 ] “음식물 쓰레기양을 20%로 만들어 드려요.” 2008년 홈쇼핑 호스트가 한 말을 믿고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를 구입한 소비자들은 그달 전기료를 보고 깜짝 놀랐다. 평소보다 몇 만원씩 더 나왔다. 여름철 에어컨과 함께 처리기를 쓴 가정은 피해가 더 심했다. ‘전기료 폭탄’을 맞았다는 사례가 잇달아 보도되면서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업계가 된서리를 맞았다.

스마트카라는 고꾸라진 시장에서 10년 동안 살아남은 맷돌형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 제조업체다. 생존 비결은 과도한 전기 사용으로 문제가 된 제품과 작동 원리가 달랐기 때문이다. 당시 월 전기료는 3000원이 안 될 정도로 저렴했지만 고전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배성우 스마트카라 대표는 “10년 만에 내실 있는 기업으로 도약할 준비를 마쳤다”고 말했다.

스마트카라는 2016년 코스닥 상장사 에스피지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가정용 음식물 쓰레기 처리 시장을 주목한 투자였다. 자금 사정이 원활해진 스마트카라는 10년 가까이 팔아온 제품을 ‘환골탈태’시켰다. 기본적인 작동 원리를 빼곤 다 바꿨다. 외장재를 견고한 금속재질로 바꾼 신제품을 내놓아 까다로운 젊은 소비자 눈에 들도록 했다. 찌꺼기를 담는 통의 코팅 질도 개선해 닭뼈나 조개껍질에 긁혀도 벗겨지는 일이 거의 없도록 했다. 찌꺼기를 장기간 모았다 처리할 수 있도록 공기 필터도 개선했다.

음식물 쓰레기 2L를 처리하는 데는 평균 네 시간 남짓 걸린다. 처리가 끝나면 찌꺼기는 커피 가루 같은 형태로 변하고 양도 5분의 1 이하로 줄어든다. 스마트카라는 지난해 3만 대가 팔리며 매출 126억원을 올렸다. 가격은 50만~60만원대다. 미국, 캐나다, 유럽, 중동, 동남아 등 16개국으로 수출도 시작했다.

배 대표는 2인 가족이 증가하고 있는 올해를 도약할 수 있는 시기로 여기고 있다. 올해 목표 매출은 지난해보다 두 배 늘어난 250억원으로 잡았다. 지난 3월에는 5L 용량의 4인 가족용 신제품을 출시했다. 1인 가구를 위한 20만원대 1L 용량 제품과 편의점 라면찌꺼기 처리 제품도 내놓을 계획이다.

인천=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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