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또 방중… 시진핑 만났다

입력 2018-05-08 22:15   수정 2018-08-06 00:03

트럼프 보란듯 '北·中 밀월' 과시

다롄서 1박2일 회동
김정은 "적대시 안하면 核 불필요"
시진핑 "한반도 평화 적극적 역할"
시진핑, 회담후 트럼프와 통화



[ 베이징=강동균/정인설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만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 시 주석과 전화통화를 하고 미·중 무역분쟁과 북한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중국 신화통신과 북한 조선중앙방송 등 관영매체들은 이날 김정은이 지난 7일부터 8일까지 1박2일간 중국 다롄에서 시 주석을 만나 한반도 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전했다. 북·중 정상 회동은 지난 3월 말 김정은의 전격적인 베이징 방문 이후 40여 일 만이다.

시 주석은 이번 만남에서 “중국은 북한의 한반도 비핵화 견지와 북·미 대화를 통한 한반도 문제 해결을 지지한다”며 “유관 국가들과 함께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 프로세스를 추진하고 역내 영구적 평화를 실현하는 데 적극적인 역할을 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김정은은 이에 대해 “한반도 비핵화 실현은 북한의 확고부동하고 명확한 입장”이라며 “각국이 대북 적대시 정책과 안전 위협을 없앤다면 핵을 보유할 필요가 없고 비핵화는 실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또 “북·미 대화를 통해 상호 신뢰를 구축하고 유관 각국이 단계별로 동시적으로 책임 있게 조처를 하며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 프로세스를 전면적으로 추진해 최종적으로 한반도 비핵화와 영구적인 평화를 실현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정은과 시 주석은 회담 이튿날인 8일 해변을 거닐며 흉금을 터놓고 대화했다고 북한 매체들은 전했다.

전문가들은 북·중 정상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비밀회동을 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비핵화 압박을 강화하는 미국에 맞서야 하는 북한과 한반도 문제에서 중국이 소외되는 ‘차이나 패싱’을 불식시키려는 중국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두 사람의 만남이 성사된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두 사람의 회동 소식이 전해지자 트위터를 통해 “내 친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대화할 예정”이라며 “주요 의제는 좋은 일들이 일어날 것으로 보이는 무역과 신뢰가 구축되고 있는 북한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 통화해 김정은과의 회동 결과를 청취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중국과 북한 매체의 보도 직후 출입기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시 주석과 김 위원장의 다롄 회동 사실을 중국 정부가 우리 쪽에 미리 알려왔다”고 설명했다. 다롄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10년 두 차례 방문한 곳이며 김일성 주석이 1983년 후야오방(胡耀邦) 총서기와 회담한 장소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정인설 기자 kd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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