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대사 맡은 방송인 마크 테토
[ 안효주 기자 ]
“한국 음식에는 한국 고유의 아름다움인 ‘여백’ ‘정(情)’ 그리고 ‘한(恨)’이 담겨 있어요. 이번 페스티벌을 통해 모두가 한국의 참맛을 즐겼으면 좋겠습니다.”
10일 개막하는 ‘2018 제주푸드앤와인페스티벌’의 홍보대사를 맡은 마크 테토(38·사진). 그는 지난 8일 서울 가회동 한옥마을 자택에서 인터뷰하는 내내 들뜬 표정으로 한국 음식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JTBC 예능 프로그램 ‘비정상회담’에서 미국 대표로 출연하며 대중에 알려진 그는 이탈리아계 미국인임에도 한국인 못지않은 한국 사랑으로 유명하다.
테토의 한국 생활은 올해로 8년째다. 미국 프린스턴대와 와튼스쿨을 졸업한 뒤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에서 근무했다. 삼성전자로 이직하며 한국으로 건너온 뒤 현재 TCK인베스트먼트에서 인수합병(M&A) 전문가로 일하고 있다. 그가 한국의 맛에 빠져든 건 한국에 오기 전부터다. 미국에서 우연히 불고기를 맛본 뒤 “고기 요리가 어떻게 이리 달짝지근할 수 있냐”며 한입에 반했다고 한다. 테토는 이 경험에 대해 “음식은 또 다른 세계로 들어가게 해주는 통로”라고 강조했다.
서울에 머물면서 한국의 멋에도 깊이 빠져들었다. 3년 전 강남의 아파트에서 가회동 한옥 ‘평행재’에 이사 온 이유다. 그는 “한옥에서 살기 시작한 후 꽉꽉 채우지 않아도 되는 빈 공간의 매력을 느꼈다”며 “도자기와 전통 단색화를 수집하면서 거문고 연주도 배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오는 19일까지 열리는 제주푸드앤와인페스티벌에서 한식으로 한국과 세계를 잇는 전령으로 나선다. 이번 페스티벌은 해외 및 국내 유명 셰프들이 제주도의 식재료를 사용해 각양각색의 음식을 선보이는 행사다. 18일엔 국내외 최정상 셰프들이 야외정원에서 세계 요리 축제를 연다. 제주도의 숨은 맛집을 소개하는 ‘제주고메위크’를 통해 제주의 맛집 80곳에서 행사 기간에만 맛볼 수 있는 특별 메뉴도 내놓는다.
홍보대사로서의 각오를 묻자 그는 최근 화제가 됐던 ‘평양냉면’ 이야기를 꺼냈다. “얼마 전 남북한 정상회담에서 평양냉면이 남과 북을 한마음으로 이어준 고리가 됐지 않냐”며 “평양냉면이 그랬던 것처럼 오징어순대, 비지찌개 등 해외에 널리 알려지지 않은 음식도 소개해 한국과 다른 세계를 연결하는 ‘다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글=안효주/사진=강은구 기자 j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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