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납품하는 제품 30여종
지난해 매출 502억 달해
공정 첨단화에 100억 투자
기존 美·필리핀·호주 넘어
동남아·阿로 해외진출 확대
[ 강태우 기자 ]
충남 아산의 금속인쇄 전문기업인 케이엠피(대표 이동욱)는 지난해 창업 50주년을 맞아 100억원을 들여 첨단 인쇄설비를 들여왔다. 올해부터 품질 경쟁력을 높여 해외시장 공략에 본격 나서기로 했다.
케이엠피는 국내 최초 8컬러 금속인쇄기와 자동화 코팅라인을 구축해 올해부터 제품 양산을 본격화한다고 9일 발표했다. 이동욱 대표는 “2002년 국내 최초 6컬러 인쇄기 도입에 이어 올해 8컬러 인쇄기를 가동해 생산량을 20% 이상 늘릴 수 있게 됐다”며 “작업환경 개선과 품질 고도화로 수출 경쟁력을 높여 올해 52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케이엠피는 참치 분유 페인트 식용유 스프레이 부탄가스 등 강판으로 된 각종 캔 제품의 디자인을 인쇄해 지난해 50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회사가 국내 유명 식품·화학·제관업체에 납품하는 제품만 30여 종(연간 생산량 7만t)에 이른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참치와 분유 캔의 70%를 이 회사가 인쇄한다. 단일공장 기준으로 국내에서 가장 많은 13개 생산라인을 갖추고 있다.
8컬러 인쇄기는 철판에 여덟 가지 색상을 한 번에 입힐 수 있는 설비로 국내에서 이 회사만 보유하고 있다. 기존 2·4·6컬러 설비로 여덟 가지 색상을 인쇄하려면 2~4차례 공정을 반복해야 하지만 8컬러 설비는 한 공정으로 가능해 30%(6억원) 이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케이엠피는 30년 이상 근무한 숙련 기술자만 제품 색상을 관리한다. 철판의 온도·습도 변화에 따라 공정에 들어가는 잉크양을 조절하지 못하면 색이 변해 상품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직원 180명 중 50대 후반의 숙련 기술자 26명이 13개 생산라인에 배치돼 각 공정을 책임진다. 이순행 기술총괄 전무는 “소비자가 상품을 선택할 때 가장 먼저 보는 것이 제품의 디자인과 색상인데 잘못 인쇄하면 제품이 좋아도 선택하지 않는다”며 “기술자들이 장인정신으로 미세한 색상 변화를 일일이 점검하기 때문에 상품의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올초 인쇄 설비를 개조해 생산성을 높였다. 그동안 첫 공정에 들어가는 인쇄기 전면부에 철판이 걸려 기기가 멈추는 현상이 자주 발생했다. 철판 삽입 방식을 벨트형으로 바꿔 불량률을 20% 이상 낮췄다.
이 회사는 올 하반기부터 생산 공정 개선을 토대로 수출시장 확대에 나선다. 2002년 미국의 델몬트에 금속인쇄물 납품을 시작으로 필리핀, 호주, 인도네시아 등으로 시장을 넓혀 지난해 수출 비중을 전체 매출의 60%(300억원)까지 높였다. 올해는 동남아시아(베트남, 미얀마)와 아프리카(남아프리카공화국, 콩고)로 확대해 비중을 65%까지 늘리기로 했다.
이 대표는 “해외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50억원을 들여 환경설비에 투자한 결과 지난해 국제식품안전협회로부터 식품안전시스템(FSSC 22000) 인증을 획득했다”며 “올해는 국제 기준에 맞는 제품을 양산하기 위해 환경경영시스템(ISO14001) 인증을 받는 등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강태우 기자 kt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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