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설 기자 ]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사진)이 8일(현지시간) “미국 통화정책(기준금리 인상 정책)의 영향력이 과대평가됐다”는 의견을 내놨다. Fed의 금리 인상으로 신흥국 자금이 대거 선진국으로 빠져나가는 ‘글로벌 머니 무브’ 우려를 일축한 것이다. 하지만 신흥국 자금 유출 추세가 뚜렷한 데다 불과 하루 전 발표된 Fed 연구논문에선 미 금리 인상의 대외 파급효과를 강조해 시장 불안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파월 의장은 이날 국제통화기금(IMF) 주최로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린 콘퍼런스 연설에서 “최근 몇 년간 신흥시장의 자금 흐름에서 Fed나 다른 선진국 통화정책의 역할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며 “자금 이동을 좌우하는 것은 신흥국의 성장 전망과 원자재 가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Fed가 다음달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리면 신흥국의 해외 투자자금 유출이 가속화돼 재정이 부실한 일부 국가가 파산할 것이라는 ‘신흥국 6월 위기설’이 제기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이머징마켓포트폴리오리서치(EPFR)에 따르면 지난달 26일부터 1주일간 신흥국 채권형펀드에서 10억달러(약 1조800억원)가량이 빠져나갔다.
Fed는 지난 7일 공개한 논문에서 “미 금리 인상은 평균적으로 해외 경제에 국내만큼 큰 영향을 준다”며 “미국이 금리를 1% 올릴 때 선진국과 신흥국 경제 성장률은 3년 뒤 각각 0.5%, 0.8% 하락한다”고 추정했다.
이설 기자 solidarity@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