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소장치 고장… 1주일간 문닫아
4만장 손실 피해로 D램값 강세
[ 노경목 기자 ] 공기의 78%를 차지하는 질소는 지구에서 가장 흔한 기체다. 하지만 이렇게 흔한 기체가 부족해 제품 생산에 차질을 빚는 업체도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함께 D램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미국 마이크론 얘기다.
EPS뉴스 등 해외 전문지들은 최근 마이크론의 대만 공장 가동 차질에 따른 D램 가격 강세가 오는 6월까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서버 및 PC 등에 들어가는 D램을 생산하는 해당 공장은 질소 공급 장치 고장으로 지난 3월 말부터 4월 초까지 1주일 남짓 문을 닫았다. 이에 따라 웨이퍼를 기준으로 4만 장의 생산량 감소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평상시 생산량은 월 9만 장이며 이는 세계 D램 생산의 7.8%에 해당한다. 전체 시장으로 봐서는 대수롭지 않은 물량일 수 있지만 D램이 워낙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보니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컸다. 이 공장에서는 지난해 7월에도 질소 공급 장치가 고장 났다.
공기 중에 흔하게 있는 질소지만 반도체 공정에 사용하려면 10억분의 1 수준까지 이물질을 줄이고 순도를 높여야 한다. 공급하는 질소의 압력도 24시간 일정 수준으로 유지돼야 안정적으로 작업할 수 있다. 질소는 반도체 공정에서 가장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기체다. 안정적인 성질 때문에 다른 가스와 쉽게 섞이지 않아 수분을 보존하고 산화를 방지한다. 물에 세제를 희석하듯 반도체 공장에서 사용하는 특수가스 농도를 조절할 때도 질소가 필수적이다.
만 1년이 안 되는 기간 동안 같은 문제로 반도체 공장이 멈춘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마이크론의 생산 인프라가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에 뒤지는 것으로 반도체업계에서는 분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수만 가지 변수를 완벽하게 컨트롤해야 차질 없이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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