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성미 기자 ] “우리는 왜 잠을 잘까?”
이 같은 질문에 완벽한 대답을 내놓을 수 있는 이는 아직 없다. 인류학자는 “약탈자로부터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밤에 동굴에서 머물다 진화했다”고 답할 것이고, 신경생리학자는 “자는 동안 신경화학물질을 다시 채우기 위해서”라고, 정신과 의사는 “기억과 정보를 재가공하기 위해서”라고 말할 것이다.
그만큼 잠은 인간에게 필수불가결하지만, 아직 잠의 영역은 ‘미지의 세계’다. 호주 작가 마이클 맥거의 잠에 관한 에세이인 《잃어버린 잠을 찾아서》는 잠과 불면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다채롭게 소개하는 책이다. 저자 자신이 젊은 시절부터 심각한 수면 무호흡증을 겪으며 고생한 데다 도무지 잠들지 않는 쌍둥이 때문에 수면 부족에 시달려 잠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이 책을 썼다.
현대인의 수면 패턴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전구 발명가 에디슨 역시 잠을 거의 자지 않아 밤 12시에 점심을 먹을 정도였다는 일화나, 자신의 유명세를 극도로 혐오했던 나이팅게일이 36세 이후 거의 침대에서 하루 종일 생활하면서 잠을 많이 잤다는 사실 등 저자가 소개하는 잠에 관한 일화는 흥미롭다. 또한 어떤 대가를 치러서라도 깊은 잠을 자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진 수면제가 심각한 부작용에도 엄청난 판매량을 과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소개하기도 한다.
잠에 관한 다양한 과학적 연구나 문화적 의미를 읽는 데 쏠쏠한 재미를 주는 책이다. 다만 잘 자기 위한 기술적인 방법 등은 소개하지 않는다. (임현경 옮김, 현암사, 304쪽, 1만5000원)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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