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전문가 이어
인포테인먼트 권위자
칼스텐 바이스 상무 임명
공격적 M&A 시동
국내외 스타트업부터
대형 부품업체까지 검토
IT·SW기업 인수 '1순위'
[ 도병욱 기자 ]
현대모비스가 인포테인먼트(차량 내 정보나 오락거리를 제공하는 장치) 및 커넥티비티(자동차와 외부를 인터넷으로 연결하는 시스템) 기술에 대한 투자를 늘린다.
자율주행차 시대가 도래하면 인포테인먼트 및 커넥티비티 기술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현대모비스는 이를 위해 외부 인재를 영입하는 동시에 해외 기업을 인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최근 독일 부품사 콘티넨탈 출신인 인포테인먼트 및 커넥티비티 소프트웨어 전문가 칼스텐 바이스를 소프트웨어 개발담당상무로 영입했다고 10일 발표했다. 바이스 상무는 독일 카이저슈라우테른공과대에서 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일본 인포테인먼트 전문업체 알파인에서 약 10년간 근무했다. 이 기간에 그는 BMW를 비롯한 글로벌 자동차에 적용되는 인포테인먼트 제품을 개발하는 역할을 맡았다.
이후 콘티넨탈로 자리를 옮겨 인포테인먼트 플랫폼 개발을 총괄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독일과 일본업체에서 두루 일한 경험과 소프트웨어에 대한 전문 지식이 바이스 상무의 강점”이라며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동향과 수요 등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고 말했다.
바이스 상무는 콘티넨탈에서 ‘제니비’를 개발하는 역할도 맡았다. 제니비는 현대·기아자동차 등 10여 개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현대모비스 등 20여 개 부품업체가 힘을 합쳐 만든 인포테인먼트 표준 플랫폼이다. 콘티넨탈이 가장 공들인 사업 중 하나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부터 공격적으로 외부 인재를 모으고 있다. 자율주행 센서분야 전문가인 그레고리 바라토프와 미르코 고에츠를 영입한 게 대표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현대모비스는 외부 인물을 수혈하는 데 상대적으로 소극적이었지만, 최근에는 분위기가 180도 바뀌었다”며 “전문 기술을 보유한 이들을 영입해 미래자동차 부품 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고 말했다.
공격적인 인수합병(M&A)도 준비하고 있다. 기술력을 가진 업체를 인수하는 게 미래차 핵심 기술을 확보하는 가장 빠른 방법이라는 이유에서다. 회사 관계자는 “소규모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부터 대형 부품업체까지 다양한 기업을 인수 대상에 올려놓고 검토하고 있다”며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끝난 이후에는 현대차그룹의 지배회사가 되는 만큼 그룹 차원의 M&A도 총괄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보기술(IT) 기업과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등이 1순위 인수 대상이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율주행차를 타면 운전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차 안에서 업무를 하거나 놀이를 하는 시간이 늘어나고, 인포테인먼트 및 커넥티비티 기술은 갈수록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며 “부품회사와 IT 기업의 합종연횡이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조사기관 IHS가 분석한 자료를 보면 자율주행차 판매량은 2025년 23만 대, 2035년 118만 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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