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채용비리 의혹이 불거진 신한금융지주에 대한 특별검사를 실시한 결과 총 22건의 특혜채용 정황을 발견했다. 신한금융 임직원들이 대거 연루된 가운데 연령·성별에 따른 지원자 차등 채용도 진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금감원은 11일 신한금융 채용비리 의혹에 대한 특별검사 잠정 결과를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달 12일부터 이달 4일까지 신한은행 신한카드 신한캐피탈 신한생명에 대한 채용관련 검사를 실시했다. 금감원은 신한금융의 전산서버 및 채용 담당직원들의 PC를 복구하는 과정에서 이같은 채용비리 정황을 다수 발견했다.
금감원 측은 "검사대상자의 채용시기가 오래되고 채용관련 서류 대부분이 폐기돼 채용과정의 구체적인 내용 및 적정성을 파악하기 곤란했다"면서도 "전산서버와 PC를 복구하는 과정서에서 특정 연도 입사자들의 추천자, 전형단계별 평가자료 등을 일부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의 검사 결과 신한은행에서만 12건의 채용비리 정황이 드러났다. 신한카드는 4건, 신한생명 6건이었고, 이중 임직원 자녀 채용비리 의혹 관련 건은 13건(신한은행 5건 신한카드 2건 신한생명 6건)이었다.
신한은행의 경우 지난 2013년 채용 과정에서 전형별 요건(서류심사 대상 선정(Filtering cut, 연령·학력·학점·자기소개서 분량 등 고려) →서류심사 → 실무자 면접→ 임원면접)
에 미달함에도 통과시키는 방법으로 채용특혜를 부여한 정황이 발견됐다.
이 가운데 당시 현직 임직원의 자녀 특혜 채용이 5건, 외부 추천 특혜 채용이 7건이었다.
신한금융 임직원 자녀인 지원자들의 경우 학점저조 등의 이유로 서류심사 대상 선정 기준에 미달하고, 일부는 실무면접에서 최하위권 등급을 받았음에도 해당 전형을 모두 통과해 최종 합격한 것이 드러났다.
외부추천에는 전 금융지주 최고경영진 관련인, 지방 언론사 주주의 자녀, 전 고위관료의 조카 등이 연루됐다.
해당 지원자들은 정치인, 금감원 직원, 공사 임원 등을 통해 추천을 받았으며 연령초과 등의 이유로 서류심사 대상 선정기준에 미달하고 일부는 실무면접에서 최하위권 등급을 받았음에도 전형을 모두 통과해 최종 합격했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채용 과정에서 비리 정황이 발견됐다. 신한금융 임원의 자녀인 지원자가 서류전형에서 해당분야 지원자 1114명중 663위로 합격순위(128명)에 미달했음에도 통과한 것이다.
또 임원 면접(총 6명)시 면접위원 2명으로부터 '태도가 좀 이상함', '발표력 어수선'이라는 평가를 받았음에도 최종 합격했다. 이들은 인사팀 작성 인사동향자료에 '외부추천'으로 기재돼있었다.
신한생명은 2013년∼2015년 채용과정에서 신한금융 임직원 자녀인 지원자에 대해 서류심사 점수를 임의로 상향 조정하는 방법 등으로 채용특혜를 부여했다. 즉 신한금융 임직원 자녀인 지원자가 서류심사시 전공점수를 배점(8점 만점)보다 높은 점수(10점)를 부여받아 서류전형을 통과(최종 합격)한 식이다.
이밖에 신한은행과 신한카드에선 연령차별 및 남녀차별의 차등 채용도 실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은행의 신입행원 채용 서류심사시 연령별로 배점을 차등화하거나 일정 연령이상 지원자에 대해선 서류심사 대상에서 탈락시킨 것이다. 2016년 상반기의 경우 남자는 1988년 이전 출생자, 여자는 1990년 이전 출생자를 서류 심사에서 탈락시켰다.
신한카드 역시 채용공고문에 '연령제한 없음'을 명시했음에도 33세 이상(병역필) 및 31세 이상(병역면제) 지원자를 서류심사에서 자동 탈락시켰다.
아울러 남녀 채용비율을 정해 선발한 사실도 드러났다. 서류지원자의 남녀 비율은 59 대 41이었으나, 서류전형 단계부터 남녀 채용비율을 7 대 3으로 정하고, 이후 면접전형 및 최종 선발시 이 비율이 유지되도록 관리해 채용한 것이다.
금감원은 이러한 특혜채용 정황과 연령·성별 차별 등 법률위반 소지에 대해 확보된 증거자료를 검찰에 이첩할 계획이다. 향후 검찰의 수사에도 적극 협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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