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삼바 분식' 고의성 판단 근거로 본 쟁점은…

입력 2018-05-13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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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바'가 바이오젠 콜옵션 무산 가능성 알았나
가치 부풀리려 상장 계획 감사인에 숨겼나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반박
바이오젠이 콜옵션
사전의향서 보내와

거래소 상장 유치 계획
언론에도 보도돼

17일 감리위서 공방



[ 하수정 기자 ] 금융감독원이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해 ‘고의적 분식회계’라며 강한 중징계를 내린 근거는 삼성 측이 바이오젠 주식매수청구권(콜옵션) 및 유가증권시장 상장과 관련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금감원이 사실과 다른 판단을 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박하고 있다.

최종 결론을 내리게 될 증권선물위원회에 앞서 오는 17일 감리위원회에 삼성바이오로직스 안건이 공식 상정되지만 양측의 치열한 공방으로 쉽게 결론이 나지 않을 전망이다.


13일 금감원이 금융위원회에 보고한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감리 결과’에 따르면 금감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가 고의성이 있다고 판단한 첫 번째 근거로 ‘2015년 말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것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알고 있었다’는 점을 꼽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먼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합작 파트너인 미국 바이오젠에 콜옵션 행사를 요청했고,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나스닥 상장이 무산된 데다 바이오젠이 후속 제품 판권 등 무리한 조건을 걸어 콜옵션 행사가 어려울 것이란 사실을 삼성 측이 인지하고도 위법한 회계처리를 강행했다는 것이다.

금감원은 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5년 말 유가증권시장 상장계획을 결정하고도 외부감사인인 삼정KPMG에 이 같은 사실을 숨긴 것이 고의적 분식의 근거라고 제시했다. 상장을 앞둔 기업은 정부로부터 지정감사를 받고 한국공인회계사회로부터 감리를 받기 때문에 직전 감사인은 대부분 깐깐하게 재무제표를 들여다 본다. 감사인이 상장 계획을 알았더라면 2015년 재무제표에서 급격한 회계 변동을 받아들이지 않았을 것이란 게 금감원의 판단이다.

그러나 삼성 측은 금감원의 이 같은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맞서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수차례 해명한 것과 같이 바이오젠에 콜옵션을 행사해달라고 요청한 것이 아니라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나스닥 상장을 준비하며 구주매출(상장 시 기존 주주의 지분 매각) 여부를 질의한 것”이라며 “2015년 11월 초 바이오젠은 ‘충분한 가치가 있으면 행사하겠다’는 콜옵션 사전의향서를 보내왔다”고 강조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상장을 앞두고 재무제표상 ‘몸 만들기’를 위해 감사인에게 상장 계획을 숨겼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삼성 측은 강하게 부인했다. 2015년 하반기 이미 시장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 얘기가 퍼지면서 그해 11월 한국거래소(KRX)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코스닥에 유치하겠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회계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금감원이 고의적 분식회계로 판단한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한 추측이 많았다”며 “금감원이 삼성 측에서 거짓말하고 있다는 확증을 내놓지 않는 한 양측의 공방이 치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는 17일 감리위 심의에서 결론이 나지 않으면 23일 또는 다음달 7일로 예정된 증선위도 미뤄질 전망이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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