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80%만 공모 예정
지분 20%는 유지 '책임경영'
상장 성공땐 최대 4.6兆 유입
전례없는 兆단위 리츠
공모 성공여부 관심
7~8월에 상장 실무 본격화 예상<국내 사모펀드>
[ 김대훈 기자 ]
홈플러스 대주주인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가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자산관리회사(AMC)를 세운다. 홈플러스 매장을 기초 자산으로 하는 리츠(가칭 홈플러스 리츠)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다. MBK파트너스가 부동산 유동화를 통해 홈플러스를 인수할 때 빌린 막대한 돈을 갚아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지난 3월 말 국토부에 리츠 자산관리회사 설립을 위한 예비인가를 신청했다. 본인가까지 4~5개월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오는 7~8월께 자산관리회사 인가를 받고 홈플러스 리츠 상장 작업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홈플러스는 직접 보유한 마트 80개 중 40개를 담을 지분 평가액 기준으로 2조원 규모 상장리츠를 만들 계획이다. 이 중 20%의 지분을 홈플러스가 보유하고, 80%는 시장에서 공모할 예정이다.
리츠 상장에 성공하면 홈플러스에 유입되는 현금은 3조6000억~4조6000억원이 될 전망이다. 지분 평가액 2조원의 80%인 1조6000억원에 신규 대출을 더해 산출한 액수다. 2015년 MBK파트너스의 홈플러스 인수가는 7조2000억원으로 이 중 금융권 및 기관투자가에게서 빌린 돈(인수금융)은 4조3000억원이다. 리츠 상장에 성공하면 인수금융 대부분을 갚을 수 있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MBK의 홈플러스 리츠 상장은 정부가 가계대출을 억제하기 위해 추진하는 개인 부동산 간접투자 활성화 대책에 부합하면서 홈플러스 인수금융을 갚을 수 있는 ‘묘수’”라고 평가했다.
MBK파트너스는 그동안 자금 확보를 위해 홈플러스가 직접 보유한 100여 개 매장 중 20여 개를 팔았다. 하지만 기관투자가 상당수가 홈플러스 매장을 직간접적으로 보유하면서 추가 매각이 어려워졌다. 대형 공모리츠를 선택하게 된 배경이다. 당시 인수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50여 개 매장은 담보로 묶여 있다. 리츠업계에선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 리츠 상장에 성공하면 기존 담보신탁을 해지하고 나머지 매장을 추가로 리츠에 편입하는 방식으로 ‘수익 실현’에도 나설 것으로 분석한다.
MBK파트너스가 리츠 자산관리회사 설립을 추진하는 것은 이 같이 복잡한 업무를 다른 자산관리회사에 위탁하는 것보다 직접 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신설 자산관리 회사는 마트 부동산을 유동화하고 상장 리츠를 운영하는 경험을 쌓을 수 있다. 상장 후에도 리츠 지분을 일정 비율 유지한다면 ‘책임경영’을 하겠다는 신호도 시장에 줄 수 있다. 리츠업계에선 홈플러스 리츠의 보통주를 홈플러스가 계속 갖고, 배당금이 나오는 우선주 위주로 공모하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다고 전망한다.
궁극적으로 MBK파트너스는 기존 홈플러스를 사업회사와 마트 부동산을 보유할 홈플러스 상장 리츠로 나눌 것으로 보인다. 사업회사로 덩치를 줄이는 데 성공하면 다른 전략적투자자(SI)에 매각하기도 훨씬 나아진다.
관건은 2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홈플러스 공모리츠에 성공할 수 있을지다. 전례가 없는 ‘조단위 리츠’인 데다 ‘대형 마트업’의 미래도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IB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 마트는 각 지역의 요지에 있어 부동산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다”며 “투자자에게 안정적인 배당 수익을 보장하면서도 리츠를 영속적으로 유지하겠다는 신호를 주는 게 공모 성공의 열쇠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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