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다음·네이트서도 댓글 조작

경찰, 지난주 압수수색
"김경수 보좌관에 돈 줘라"
드루킹, 측근에 지시 시인


[ 이현진 기자 ] 드루킹 일당이 네이버뿐만 아니라 다음과 네이트 등 다른 포털에서도 댓글조작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회원 중 공무원은 20여 명으로 조사됐다.

서울지방경찰청은 14일 더불어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의 주범 드루킹(49·본명 김동원) 일당이 2016년 10월부터 올 3월까지 댓글작업한 것으로 추정되는 기사 인터넷주소(URL) 9만여 건에 네이버뿐 아니라 다음·네이트도 일부 포함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댓글 삭제 등 증거인멸 가능성을 우려해 다음과 네이트를 상대로 최근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고 자료 보존 조치를 하고 있다. 경찰은 이달 2일 드루킹 측근 김모씨(필명 초뽀)에 대한 압수수색 과정에서 확보한 USB에서 대통령선거 전부터 댓글작업이 이뤄진 기사 URL 9만여 건을 발견했다.

경찰은 이 가운데 네이버 기사 7만1000여 건은 이달 8일께 서버에서 관련 기사와 댓글을 이미지 파일 형태로 캡처하는 자료 보존 조치를 마쳤다. 나머지 1만9000여 건에 대해서는 지난주 중반부터 포털 3사를 대상으로 추가 자료 확보에 나섰다.

경찰 관계자는 “포털 3사의 시스템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자료 보존 조치를 위한 프로그램도 따로 만들어야 한다”며 “네이버에서 7만여 건의 기사를 백업하는 데 보름여가 걸린 만큼 다음과 네이트도 최소 1주일은 소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구치소에 수감 중인 드루킹은 지난 10일과 11일 두 차례에 걸친 경찰 소환 조사에서 지난 1월17~18일 이틀간 매크로(자동 반복 실행 프로그램)를 활용해 기사 676건의 댓글 2만여 개에 공감 클릭한 혐의와 김경수 민주당 의원 보좌관인 한모씨(49)에게 500만원을 직접 건넨 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경찰은 경공모 회원 200여 명이 김 의원에게 후원금 2700여만원을 낸 것과 관련, 정치자금법 위반 정황은 현재까지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 경공모 회원 중 20여 명이 공무원임을 확인하고 이들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 중이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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