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對美 '철강 쿼터' 업체별 배분 확정

입력 2018-05-14 19:28   수정 2018-05-15 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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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현대제철 등 대형사
판재류 수출 작년의 111% 확보
세아제강·넥스틸 주요 품목
강관은 절반으로 줄어 '타격'

"개방형 쿼터 실효성 떨어져"



[ 김보형 기자 ] 미국의 철강 쿼터(수출물량 제한)를 국내 업체별로 배분하는 기준이 확정됐다. 중소 철강업체들의 수출량이 많은 강관(파이프)에 대해 기존 업체가 수출하지 못한 쿼터를 다른 회사가 수출할 수 있도록 하는 개방형 쿼터도 도입된다. 하지만 쿼터를 반납하는 기업이 별로 없을 것으로 보여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철강 업체들의 모임인 한국철강협회는 1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철강 쿼터 기본 운영방안’을 발표했다. 한·미 정부가 합의한 대로 대미 철강 수출량은 263만1012t(2015~2017년 평균 수출량의 70%)으로 확정했다.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대형 철강사들이 주로 수출하는 강판 등 판재류 쿼터는 131만1625t으로 지난해 미국 수출량(118만t)보다 10% 이상 많게 책정됐다. 반면 세아제강과 넥스틸, 휴스틸 등 중견사와 중소 철강사들이 주로 수출하는 강관 쿼터는 102만6246t으로 작년 대미 수출량(204만t)의 절반에 그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철강협회는 이 같은 점을 감안해 올해 적용하는 쿼터를 미국 수출 실적이 있는 업체에 적용하는 기본형과 신규 업체를 배려한 개방형 등 두 가지로 구분했다. 업체별 기본형 쿼터는 최근 3년간 평균 수출량의 70%를 적용했다. 기본형 쿼터를 갖고 있는 업체가 쿼터를 소진하지 못하고 반납하면 반납분의 20%는 개방형 쿼터로 옮겨 신규 수출업체의 미국 시장 진출을 지원하기로 했다. 나머지 80%는 기본형 쿼터 업체에 배분된다.

개방형 쿼터는 품목별로 차이를 뒀다. 대형 철강사 중심이어서 신규 업체의 진입이 쉽지 않은 판재류 내 열연강판은 개방형 쿼터를 1%(4046t)로 설정했다. 반대로 중소 철강사들의 수출이 상대적으로 쉬운 일반강관은 개방형 쿼터를 15%(1만420t)까지 높였다.

하지만 셰일오일 개발 등으로 미국 내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고 있는 유정용 강관과 송유관 등은 쿼터를 소진하지 못해 반납하는 업체가 거의 없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유정용 강관을 생산하는 A사 수주담당 임원은 “미국 시장 강관 가격은 관세 인상액보다 더 많이 뛰었다”며 “철강 쿼터를 수용한 한국만 자승자박한 꼴”이라고 했다.

한편 정부의 수출입공고 개정에 따라 이날부터 미국에 철강 제품을 수출하려면 철강협회의 수출승인서를 발급받아야 한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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