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대표적인 위스키 제조업체인 산토리가 일부 위스키 제품의 판매를 중단했습니다. 국내외에서 일본산 위스키 인기가 높아지면서 수요가 늘어난 탓에 위스키 원액이 부족해졌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산토리 측은 급하게 원액확보를 위해 시설투자에 나서기로 했습니다만, 원액 숙성에 시간이 걸리는 제품 특성상 향후 몇 년간은 공급부족 상황을 벗어나기 힘들 것 같다는 전망입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과 아사히신문 등 일본 주요 언론들에 따르면 일본의 증류주 제조업체인 산토리주류가 일부 위스키 판매를 중단키로 결정했습니다. 판매가 중단되는 제품은 인기상품이라고 불렸던 ‘하쿠슈 12년(白州12年)’과 ‘히비키 17년(響17年)’입니다. 산토리의 대표 상품인 ‘야마자키(山崎)’는 이번 판매 중단 목록에서 빠졌습니다.
산토리가 잘 팔리던 상품의 판매를 중단한 것은 일본 내 위스키 수요가 급증하면서 원액부족 현상이 심화돼 판매를 이어갈 수 없게 됐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일본 위스키 시장은 16만㎘규모로 전년 대비 9%성장했는데 최근 수십 년간 성장 폭이 가장 작았다는 설명입니다. 2008년 이후 위스키 시장이 2배 이상 커졌다고 합니다.
원액 부족이 이어지면서 산토리로서는 가장 고가제품인 ‘야마지키’를 제외한채 다른 제품들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입니다.
일본산 위스키 수요가 원액이 부족해질 정도로 증가한 것은 글로벌 시장에서 위스키 종주국 스코클랜드산 못지않은 품질을 인정받은 점이 한몫했다는 분석입니다. 산토리가 2011년 발해한 ‘야마자키 50년(山崎50年)’은 올 1월 홍콩 경매에서 한 병에 약 3250만 엔(약 3억1815만원)이라는 고가에 낙찰됐습니다. 발매 당시 100만 엔(약 978만원)에 판매됐던 제품 가격이 30배 넘게 뛴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각종 글로벌 위스키 품평회에서 산토리의 ‘히비키 21년’ 등이 수상하는 등 일본 위스키의 위상이 부쩍 높아졌다고 합니다.
일본을 방문하는 외국인 수가 늘면서 일본산 위스키 수요도 크게 늘었습니다. 또 일본 내 주요 위스키 증류소들이 관광명소로도 부각되고 있다고 합니다.
산토리는 원액부족 현상을 타파하기 위해 180억 엔(약 1762억 원)을 투자해 사가현 등의 위스키 저장시설을 확충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원액 제조에서 숙성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만큼, 시장 수요를 따라가는 것이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전망입니다.
‘장인 정신’을 담은 고급화 전략으로 오랜 기간 원조 스코틀랜드 제품을 추격해온 일본 위스키 업계가 이제 가치를 발한다는 인상입니다. 꾸준한 투자와 노력은 성공을 향한 불변의 기본조건임이 분명해 보입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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