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안경 주문 '와비파커', 경쟁사 가격 5분의 1 수준

입력 2018-05-16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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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서도 D2C 확장


[ 이우상 기자 ] 2000년대 말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에 다니던 학생 한 명이 안경테를 잃어버렸다. 다시 사려고 하니 너무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친구들에게 “안경은 왜 이렇게 비쌀까”라고 물었다.

호기심 많은 청년들은 안경시장 구조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이탈리아 안경업체 룩소티카가 미국 시장의 80%를 장악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브랜드값과 유통비용이 안경 가격을 올리고 있다는 게 이들의 결론이었다. 2010년 이들은 안경을 합리적인 가격에 팔아보기로 했다. 구글보다 더 혁신적인 기업으로 평가받는 와비파커의 출발이었다.

와비파커는 안경점에 가지 않고도 맞춤형 안경을 제작해 보내준다. 와비파커 홈페이지에서 착용하고 싶은 안경 다섯 개를 고르면 집으로 배송한다. 5일간 체험한 뒤 가장 마음에 드는 안경을 고르고 시력, 눈 사이 거리 등을 입력하면 2주 뒤에 맞춤 제작한 안경을 배송해 준다. 모든 배송료는 와비파커가 부담한다. 그래도 값은 기존 제품의 5분의 1 수준이다. 와비파커 기업가치는 지난해 12조원을 넘겼다.

스타 마케팅 비용, 어마어마한 광고료 등으로 치솟는 가격에 맞서는 D2C 성공모델은 미국에서 잇달아 나오고 잇다.

면도기 시장 1위인 질레트는 얼마 전 미국에서 제품 가격을 20% 낮췄다.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달러셰이브클럽 때문이었다. 홈페이지에서 주문하면 면도기를 집까지 배달해주는 달러셰이브클럽의 면도기와 날 가격은 질레트의 3분의 1 수준이다. 질레트가 타이거 우즈 등 스타 마케팅을 동원하는 동안 달러셰이브클럽은 창립자가 직접 출연한 유튜브 광고로 320만 고객을 모았다. 달러셰이브클럽은 글로벌 생활용품 기업 유니레버에 10억달러에 인수됐다.

D2C 기업들은 라이프 스타일까지 바꿔놓는다는 평가도 나온다. 매트리스업체 캐스퍼는 뉴욕 사람들의 매트리스 구매 방식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다. 맨해튼에 사는 사람이 온라인으로 주문하면 매트리스가 60분 만에 배달된다. 가격은 경쟁 제품의 3분의 1이다. 부피 때문에 배송이 어려운 매트리스를 압축해 작은 상자에 넣어 보내주는 것도 이 회사만의 특징이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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