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도 ‘경고등’ 켜지자 부담 덜한 사모방식 택해
≪이 기사는 05월17일(16:19)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LG디스플레이가 사모 회사채 발행을 통해 만기 10년 이상의 장기 자금을 조달했다. 최근 디스플레이 업황 침체 따른 실적악화로 신용등급이 떨어진 위기에 놓였음에도 나쁘지 않은 조건으로 자금조달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17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이날 설비투자 자금조달을 위해 15년 만기 회사채 700억원어치를 사모로 발행했다. 발행금리는 연 4.245%로 민간 채권평가사들이 시가평가한 이 회사 공모채 금리(연 4.175%)보다 0.07%포인트 높다. 하이투자증권이 채권발행 실무를 맡았다.
채권시장에선 지금껏 회사채 대부분을 공모 방식으로 발행한 LG디스플레이가 사모 시장에 모습을 드러낸 데 대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2월에도 3900억원어치 공모 회사채를 발행했다.
IB업계에선 최근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 이 회사가 불특정다수의 투자자들을 상대로 수요를 모집해야 하는 공모보다는 사모 방식이 더 부담없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고 판단을 내렸다고 보고 있다. 투자위험을 담은 증권신고서를 제출할 의무가 없는 사모 채권은 회사에 대해 우호적으로 평가하는 몇몇 기관들만 끌어와도 발행이 성사된다.
이날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LG디스플레이의 신용등급(AA)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이미 지난달 말 ‘부정적’ 전망을 달아놓은 상태다. 신용등급 전망이 부정적인 기업은 2년 내로 등급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공급과잉으로 액정표시장치(LCD) 패널가격 약세가 지속되면서 실적이 악화된 점을 반영했다. 이 회사는 지난 1분기 983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매출(5조6752억원)도 전년 동기 대비 19.6% 줄었다.
김종훈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LCD 사업 수익성이 악화되는 가운데 2020년까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투자에 약 20조원을 투입할 계획임을 고려하면 지금 신용도에 부합하는 재무상태를 유지할지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신용도 악화에도 공모 발행 때와 비슷한 수준의 금리로 채권을 조달할 수 있었던 것은 장기물 투자에 적극적인 보험사들의 수요가 뒷받침돼서다. 이번 사모 회사채 대부분을 국내 보험사들이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보험사들은 2021년 보험 부채를 시가로 평가해야 하는 새 보험업 회계처리기준(IFRS17) 도입에 대비해 장기 채권을 담아 부채와 자산 만기를 일치시키려고 하고 있다. 신용등급이 한 단계 떨어지더라도 여전히 우량등급으로 평가받는 ‘AA급’(AA-~AA+) 채권이란 것도 투자수요를 확보하는데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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