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관우 기자 ]
‘제자리 스윙’은 체중을 적극적으로 이동하는 일반 스윙보다 방향성이 좋다. 잔동작이 적어 임팩트 때 공이 스위트 스폿(sweet spot)에 정확히 맞을 확률이 높아서다. 상대적으로 비거리가 줄어들 수 있다는 게 단점이긴 하다. 보완 방법이 있다. 머리를 고정한 채 제자리에서 상체를 꽜다가 풀어 회전력을 얻는 김홍택 프로는 ‘터보엔진’ 세 가지를 장착하고 있다.
먼저 ‘지면반력(발로 지면을 박차 얻는 에너지)’을 클럽헤드에 전달하는 점프 동작이다. 점프 타법의 대표주자인 렉시 톰슨(미국), 저스틴 토머스(미국)도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점프 동작을 익혀 세계 최강 장타자 반열에 올랐다. 김 프로는 “제자리 스윙을 빠르게 하려면 할수록 나도 모르게 양발이 약간 지면에서 떨어지는 ‘공중부양’ 동작이 나오곤 한다”고 말했다.
이 동작이 익숙하지 않은 아마추어들은 의식적인 연습이 필요하다. 요령은 백스윙 때 살짝 주저앉는 듯한 동작을 하는 것이다. “개구리가 뛰어오르기 직전에 살짝 몸을 웅크렸다가 펼치는 ‘반동’과 비슷하다”는 게 김 프로의 설명이다. 다운스윙 때 왼쪽 무릎을 타깃 방향으로 밀어주는 동시에 왼쪽 엉덩이를 하늘 쪽으로 들어 올리면 점프 동작이 좀 더 쉽게 나온다는 것이다.
두 번째 엔진은 오른쪽 팔꿈치다. 야구의 투수처럼 팔꿈치를 역동적으로 활용한다는 게 다른 프로들과 다르다. 김 프로의 스윙 코치인 아버지 김성근 프로(51)는 “오른쪽 팔꿈치를 백스윙톱에서 클럽을 받치는 소극적 역할로만 쓰는 게 아니라 스윙 스피드를 내는 적극적 엔진으로 쓰는 방식”이라고 했다. 겨드랑이에 얌전히 오른팔을 붙이는 데 집중하면 원하는 스피드를 내기 힘들다는 얘기다.
마지막이 어깨다. 김 프로는 “아마추어들이 똑같은 힘을 들이고도 비거리를 제대로 내지 못하는 건 어깨를 잘 활용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왼쪽 어깨를 돌리는 게 편안하지 않은 골퍼라면 오른쪽 어깨라도 타깃 쪽으로 최대한 가깝게 이동한다고 생각해야 어깨 회전은 물론 몸통 회전각도 커진다는 것이다. 투수가 공을 던진 이후 오른쪽 어깨가 왼쪽 무릎 근처까지 돌아가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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