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멕시코 한국대사관은 쿠바에서 18일(현지시간) 추락한 항공기에 한국인이 타고 있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쿠바와 정식 외교관계가 수립되지 않은 상황이라 코트라, 영사 협력원, 교민, 한인 후손 등 쿠바 현지의 모든 경로를 통해 접촉 중"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쿠바는 한국과 미수교국이라 멕시코 주재 한국대사관이 교민 관련 사항을 관할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사고 항공기가 쿠바 국영 쿠바나 항공사와 하도급 계약을 맺은 멕시코 항공사 소속 전세기라 멕시코 정부에도 한국인 포함 여부를 확인해달라는 공문을 보내는 등 여러 경로로 접촉 중"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관계자는 "현지 한인 후손 회장의 전언에 따르면 올긴 지역 등 현지주민이 대거 탑승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쿠바 정부가 모든 정보를 엄격히 통제하고 있어 공산당 기관지 등 현지 매체가 보도하는 것 이상의 정보를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날 쿠바에서는 114명을 태운 국내선 항공기가 수도 아바나 호세 마르티 국제공항을 이륙한 직후 추락, 100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가운데 최소 3명이 생존했지만 위중한 상태다.
쿠바 당국은 아직 정확한 사상자 규모나 신원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외국인의 경우 멕시코인 승무원 5명이 사고 항공기에 탑승한 것으로 알려진 정도다.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국영 '쿠바나 데 아비아시온'과 하도급 계약을 한 것으로 알려진 멕시코 항공사 다모 소속 보잉 737 항공기에는 사고 당시 어린이 5명을 포함, 최소 105명의 승객과 9명의 멕시코 승무원이 탑승했다. 현지 매체들은 사고 초기에 모두 103명이 탑승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편명이 'CU972'인 사고 항공기는 이날 오전 11시 수도 아바나를 출발해 동부 도시 올긴으로 향하던 중이었다.
그러나 이 항공기는 이륙 직후 아바나에서 남쪽으로 20㎞ 떨어진 보예로스와 산티아고 데 라스 베가스 사이 농업 지역에 추락했다.
추락 현장에서 검은 연기 기둥이 피오르고 동체가 심하게 파손된 채 불길에 휩싸인 장면이 목격됐다. 소방차와 구급차가 추락 현장으로 긴급 출동해 부상자를 인근 병원으로 급히 실어날랐다.
사고 현장을 방문한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은 "상황이 낙관적이지 않다.사상자가 다수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바나의 '칼릭스토 가르시아' 병원 관계자는 사고 현장서 4명이 이송됐는데, 이 중 1명은 화상과 외상 후 스트레스 등으로 숨졌으며, 나머지 3명은 위독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쿠바나 항공은 최근 몇 달 사이 항공기 결함으로 아바나-올긴 노선을 운영할 수없게 되자 멕시코 소형항공사인 다모(글로발)에 하도급을 줬다고 dpa통신은 설명했다.
쿠바 항공기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4월 군용기가 추락해 타고 있던 8명 전원이 숨졌다. 2010년에도 아에로 카리비안 소속 항공기가 중부 지역에서 떨어져 탑승객 68명이 목숨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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